불상佛像의 정치학, 눈치만 보는 조선 국왕 문종과 그를 겁박하는 신하들
문종실록 2년 임신(1452) 3월 13일(병오) 기사다. 처음에 의산위宜山尉 남휘南暉가 사사로이 불상佛像을 제조하니, 사헌부司憲府에서 이를 듣고 이졸吏卒을 내어 수색해 잡아서 일의 상황을 조사해 알아서 죄주기를 청하니, 임금은 남휘가 부마駙馬라 하여 그 죄를 특별히 용서하게 하고는, 이내 승정원承政院에 명하기를, “의산위 남휘가 제조한 불상을 사헌부에서 그 도금塗金한 것을 깎아 없애기를 청하는데, 다 이루어진 것인지 알지 못하겠다. 만약 이미 이루어졌다면 부수어 버릴 수는 없으니, 진관사津寬寺와 장의사藏義寺 등의 절에 두는 것이 어떻겠는가?” 하니, 도승지都承旨 강맹경姜孟卿이 아뢰기를, “사사로이 불상을 제조한 것은 율律에 중죄重罪로 되어 있으니, 만약 버려두고 캐묻지 않는다면 오히려 될 수 있지마는,..
2023. 3. 29.