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삼국유사7 아무도 읽지 않은 삼국사기 삼국유사, 살아남은 것이 기적이다 세상에서 동명왕東明王의 신통하고 이상한 일을 많이 말한다. 비록 어리석은 남녀들까지도 흔히 그 일을 말한다. 내가 일찍이 그 얘기를 듣고 웃으며 말하기를, “선사先師 중니仲尼께서는 괴력난신怪力亂神을 말씀하지 않았다. 동명왕의 일은 실로 황당하고 기괴하여 우리들이 얘기할 것이 못된다.” 하였다. 뒤에 《위서魏書》와 《통전通典》을 읽어 보니 역시 그 일을 실었으나 간략하고 자세하지 못하였으니, 국내의 것은 자세히 하고 외국의 것은 소략히 하려는 뜻인지도 모른다. 지난 계축년(1193, 명종 23) 4월에 《구삼국사舊三國史》를 얻어 동명왕본기東明王本紀를 보니 그 신이神異한 사적이 세상에서 얘기하는 것보다 더했다. 그러나 처음에는 믿지 못하고 귀鬼나 환幻으로만 생각하였는데, 세 번 반복하여 읽어서 점점 그 근원.. 2023. 3. 10. 김수로는 왜 자승紫繩을 타고 강림했는가? 《삼국유사》 제2권 기이紀異 제2에는 고려 문종(文宗) 때인 대강(大康) 연간(1075~1084)에 금관지주사(金官知州事)의 문인이 찬했다는 《가락국기(駕洛國記)》에서 절록했다는 가야 건국신화를 채록했거니와, 그에는 이런 대목이 있다. 후한 세조(世祖) 광무제(光武帝) 건무(建武) 18년 임인(AD 42) 3월 계욕일(禊浴日)에 그들(9干)이 사는 북쪽 구지(龜旨)에서 누군가를 부르는 것 같은 이상한 소리가 났다. 200~300명 정도가 이곳에 모이자 사람 소리가 들렸는데 그 형체는 보이지 않은 채 소리만 났다. (중략) “내가 있는 곳이 어디인가?” 하니 구간(九干)이 대답하기를 “구지입니다”고 했다. “皇天이 나에게 명하시길, 이곳에 와서 나라를 세우고 임금이 되라고 하셨다. 그래서 내려온 것이다. .. 2018. 12. 23. 연오랑세오녀와 신라수이전 서거정(徐居正·1420∼88)의 《필원잡기(筆苑雜記)》 제2권에 보인다. 일본(日本)의 대내전(大內殿)은 그 선대가 우리나라로부터 나왔다 하여 사모하는 정성이 보통과 다르다 한다. 내가 일찍이 널리 전대의 역사책을 상고해 보아도 그 출처를 알 길이 없고, 다만 《신라수이전(新羅殊異傳)》에 이르기를, “동해 물가에 사람이 있었는데, 남편은 영오(迎烏)라 하고 아내는 세오(細烏)라 했다. 하루는 영오가 해변에서 수초[藻]를 따다가 홀연히 표류하여 일본 나라 조그만 섬에 이르러 임금이 되었다. 세오가 그 남편을 찾다가 또 표류하여 그 나라에 이르자 그를 세워 왕비로 삼았다. 이때 신라의 해와 달이 빛을 잃으니, 일관(日官 천문 맡은 관원)이 아뢰기를, ‘영오와 세오는 해와 달의 정기였는데, 이제 일본으로 갔기.. 2018. 2. 19. [추적, 한국사 그 순간 –9-] ‘사금갑’ 스토리 알고보니 신라 왕실 뒤흔든 비처왕비 간통 스캔들 [중앙선데이] 입력 2017.02.05 05:35 수정 2017.02.05 06:40 | 517호 23면 조선 초기에 완성된 편년체 역사서인 『삼국사절요(三國史節要)』와 『동국통감(東國通鑑)』에서 해당 연월(年月)을 보면 안정복이 말한 사건과 분명히 대응되는 사건이 보인다. 한데 자세히 살피면 이는 『삼국유사』기이(紀異)편에 ‘사금갑(射琴匣)’이라는 제목으로 수록된 것과 같은 이야기임을 알 수 있다. 사냥 갔던 비처왕 까마귀 말 듣고 궁궐로 돌아와 거문고 상자에 화살 사랑 나누던 왕비 선혜·승려 적발 승려는 죽이고 왕비는 폐위 시켜 사금갑은 신라를 배경으로 한 설화성 짙은 이야기다. 간단히 골자를 추리면 비처왕(毗處)이라고도 하는 신라 제21대 소지왕(炤知王·재위 .. 2018. 1. 20. [추적, 한국사 그 순간 -6-] 황음무도해서 쫓겨난 진지왕 사도태후, 권력욕에 눈멀어 아들 몰아내고 왕 노릇 [중앙선데이] 입력 2016.11.20 00:38 | 506호 23면 『삼국유사』 기이(紀異)편이 집적한 고대 삼국의 괴담 중에 제목이 ‘도화녀 비형랑(桃花女鼻荊郞)’인 에피소드가 있다. 도화녀와 비형랑은 모자지간이다. 어머니 도화녀는 글자 그대로는 복숭아꽃 같은 여인이라는 뜻이니 얼마나 아름다우면 이렇게 일컬었을까? 반면 그가 낳은 아들 비형랑은 그 의미를 종잡기는 힘들지만 하필 이름에 ‘가시나무(荊)’가 들어갔으니 추상(秋霜) 같은 느낌도 없지 않으면서도 조금은 을씨년스럽기도 하다. 그렇다면 비형랑의 아버지는 누구인가? 그 실체는 이 이야기 첫 대목에서 다음과 같이 풀린다. “(신라) 제25대 사륜왕(舍輪王)은 시호가 진지대왕(眞智大王)이고, 성은 김.. 2018. 1. 20. [추적, 한국사 그 순간 -5-] 수수께끼 신라 재상, 김양도 당에 사신 갔던 전쟁 영웅의 옥사, 나당 전쟁 부르다 [중앙선데이] 입력 2016.10.23 00:42 | 502호 23면 『삼국유사』 중 ‘흥법(興法)’이라는 이름이 달린 챕터가 있다. 불교를 일으킨 일화를 묶어놓은 것으로 ‘원종흥법(原宗興法) 염촉멸신(厭觸滅身)’이라는 제목을 단 것이 있다. 원종이라는 사람이 불법을 일으키고, 염촉이라는 사람은 스스로 몸을 희생했다는 의미다. 원종은 신라사에서 불교를 처음으로 공인한 법흥왕이요, 염촉은 바로 이를 위해 순교한 이차돈(異次頓)을 말한다. 불교를 반대하는 사람들에게 맞서고자 법흥왕과 이차돈이 벌인 게임, 다시 말해 이차돈이 스스로 목숨을 청해 잘려나간 그의 목에서 흰 피가 솟는 이적(異蹟)이 일어남으로써 신라에서 불교가 공인되게 되었다는 그 이야기가 골자.. 2018. 1. 20. 이전 1 2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