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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박3

호박=향수=고향 이라는 주물鑄物한 등식 나만 그런지는 모르겠지만 어느 순간 이 풍경만 보면 고향과 오버랩한다. 대중가요로도 化한 정지용 시 향수 잔영도 있는 듯 하지만 이 옥천 촌 출신 지용은 실은 그 시대 댄디즘 선봉에 선 사람이라 그 시절에 커피 마시며 다방 드나들며 네꾸타이 매고 쓰는 안경도 한창 뽀대 낸 그걸 착장하고 다녔다. 얼룩배기 황소 운운했지만 그 집이 초가였는지 기와집이었는지도 모르겠고 암튼 옥천 읍내 그의 생가라고 복원한 데는 초가라 그 돌담 흙담엔 저와 같은 풍경을 작위로 연출한 모습을 이태 전에 봤다. 나는 초가서 나고 초가서 자랐다. 국립민속박물관 마당에 뽑아다 놓은 오촌댁은 사대부가 전형이라 저 초가 세트를 해놓고는 호박 심어 저리 해 놨는데 그게 고향이며 우리네 근대 전근대라 해서 저리 해놨음 싶다. 다만 저것이 고.. 2022. 10. 10.
호박, 한여름 가을의 전령 가을 전령으로 내가 삼는 대표 친구가 오동과 더불어 호박이라 그제다. 어떤 소소한 일로 국립민속박물관을 찾았으니 경북 영덕인가 어디가서 그 마당으로 옮겨다 놓은 조선후기 사대부가 오촌댁 담장 타고 호박이 휘감았으니 이파리는 대낮 더위에 오뉴월 소불알마냥 축 쳐졌으니 그 이파리 이미 억셈을 지나 황달기 완연이라 개중에서도 새순 가까운 친구야 데쳐 된장 바른 쌈밥 변신 가능하겠거니와 이젠 호박죽 시절이라 지금쯤 따다가 처마밑 두었다가 죽 끓여 예식장 부페로 가도 안성맞춤이겠다 싶다. 묻거니와 저 호박 주인은 누군가? 내 몇 개 따다 반토막씩 내어 안쪽은 청동숟가락으로 파서는 알맹이 솎아 볕에 말렸다가 개중 몇 개는 처마 밑 화분에 내년 봄 뿌리고 나머지는 겨울녁 드라마 한 편 때리며 앞니 아래위 가운데로 찡.. 2021. 8. 13.
코로나시대를 사는 한 방법 코로나 시대 먹고 살 길은 막막하고 결국 생계형범죄로 나서기로 했다. 충남땅 보령에서 호박서리 나섰다. 다문화 아주까리는 효능을 내가 몰라 놔둔다. 파마자 기름으로 이대팔 가르마 타고 읍내 다방을 가서 계란 노른자 띄운 쌍화차 한 잔 해야겠다. 2020. 8. 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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