네안데르탈인에 대한 고정관념은 많이 깨지긴 했지만 더 깨져야 할 듯하다.
단순하고 곤봉만 휘두르는 동굴 거주자라는 이미지야 던져버렸다 치고
최근에는 획기적인 연구들이 역사의 층층을 벗겨내
이 고대 인류 사촌들이 4만 년 전부터 정교한 접착제를 만드는 능력에서 드러나듯, 놀랍고 혁신적인 정신을 지녔음을 밝혀냈다.
이는 단순히 나무의 끈적끈적한 수액이 아니다.
선사 시대 초강력 접착제super-glue인 다성분 접착제multi-component adhesive에 대한 이야기인데, 이는 재료와 화학에 대한 그들의 놀라운 이해를 보여준다.
이번 발견은 네안데르탈인 역사가 풍부한 프랑스 르 무스티에Le Moustier 유적에서 발굴된 석기들을 면밀히 재조사한 결과다.
12만 년에서 4만 년 전 유물들이 발견되었다.
이 도구 중 다수는 20세기 초 스위스 고고학자 오토 하우저Otto Hauser 가 처음 발굴한 것으로, 독창적인 혼합물 미세한 흔적이 남아 있었다.
과학자들은 네안데르탈인이 황토ochre와 역청bitumen을 정밀하게 혼합하여 이 첨단 접착제를 만들었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연구자들을 진정으로 놀라게 한 것은 황토의 높은 함량이었다.
종종 배합 비율의 50%를 넘었다.
이는 중요한 의미를 지닌다.
역청 자체는 접착제 역할을 할 수 있지만, 황토를 너무 많이 첨가하면 일반적으로 점착성이 떨어지기 때문이다.
그러나 네안데르탈인들은 이러한 원료를 다루는 방법을 알고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액상 역청liquid bitumen(그 자체로는 너무 묽다)을 황토와 높은 비율로 섞으면, 가단성이 있는 퍼티 같은 물질malleable, putty-like substance로 변한다.
이 물질은 석기를 접착할 만큼은 점착성이 있지만, 사용자 손에는 끈적거리지 않는다.
이는 인체공학적인 그립을 만들어 석기의 사용성과 효율성을 향상시키는 데 완벽한 재료가 되었다.
이 발견은 네안데르탈인의 인지 능력에 대한 우리 이해의 한계를 넓혀준다.
황토와 역청 모두 특정 지역, 특히 먼 곳에서 조달되어야 했기 때문에, 네안데르탈인들이 고도의 계획 수립, 문제 해결 능력, 그리고 환경에 대한 깊은 지식을 갖추고 있었음을 시사한다.
특정 기능에 맞춤화한 특성을 가진 새로운 소재를 창조하는 능력은 그들의 정교한 기술력을 강조하며, 이처럼 복잡한 물질 문화가 초기 현생 인류만의 전유물이라는 오랜 통념에 도전장을 던진다.
르 무스티에의 접착제는 네안데르탈인의 혁신적인 사고방식을 보여주는 유형적인 증거이며, 현대의 인지 과정과 공명하는 뛰어난 독창성을 보여주며 인류 진화 역사에서 그들의 위치를 근본적으로 바꿔놓는다.
***
이런 연구성과는 2024년 2월에 제출됐으니 해당 논문 서지 사항은 아래와 같다.
Patrick Schmidt et al. 2024. Ochre-based compound adhesives at the Mousterian type-site document complex cognition and high investment. Science Advances 10 (8); doi: 10.1126/sciadv.adl0822
비단 이 논문이 아니라 해도 나는 계속 이런 주장 혹은 생각을 했더랬다.
암튼 이 연구 개요는 앞서 말했으니 최대한 중복을 피해 보강한다.
이 연구는 뉴욕대학교 인류기원연구센터Center for the Study of Human Origins 라두 이오비타Radu Iovita 박사가 주도했으니
그에 따르면
"놀랍도록 잘 보존된 이 (접착제 사용) 도구들은 아프리카 초기 현생 인류가 만든 도구와 대체로 유사한 기술적 해결책을 보여주지만, 정확한 제작 방식은 손에 쥐는 도구의 손잡이를 만드는 네안데르탈인의 '스핀'을 반영한다."
그의 팀이 주목한 르 무스티에 유물은 붉은색과 노란색 색소 흔적이 있는 석기들이었다.
도대체 이게 뭘까를 물고 늘어진 것이다.
이를 알려면 말할 것도 없이 분석을 해야 한다.
그래서 12만 년에서 4만 년 전 중기 구석기 시대 네안데르탈인에 남긴 이들 석기를 분석했다.
조사 대상품들은 베를린 선사시대 및 초기 역사 박물관 Berlin’s Museum of Prehistory and Early History 소장품이며 이전에는 자세히 조사한 적이 없었다.
왜?
조사한 적이 없어야 내가 새로운 성과를 내지 않겠는가?
그에 더해 이 유물들은 1960년대 이후 개별 포장된 상태라 사람 때도 거의 타지 않았다.
그런 까닭에 유기 물질 잔해가 매우 잘 남았다.
돌려 보니 여러 무스테리아 석기에서도 황토와 역청이 혼합된 흔적을 발견한 것이다.
오잉? 이게 뭥미?
황토Ochre는 자연적으로 생성되는 흙의 색소이고, 역청bitumen은 아스팔트 성분으로 원유에서 생산될 수 있지만, 토양에서도 자연적으로 생성된다.
문제는 앞서 말한 대로 황토 함량이 50%가 넘었다는 사실. 공기에서 건조된 역청은 접착제로 그대로 사용할 수는 있으나 너무 많이 첨가하면 접착력이 떨어진다.
이 난관을 네안데르탈인들은 어찌 풀었을까?
이에 강도를 측정하는 인장 시험과 기타 측정 방법을 통해 재료를 더 들여다 봤다.
한데 이상한 현상이 드러났다.
접착제로는 적합하지 않은 액상 역청을 섞으면 사정이 달라졌다.
강력 본도가 된다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접착제 바른 도구에는 두 가지 미세한 마모가 나타났다.
하나는 다른 재료를 다룰 때 일반적으로 발생하는 날카로운 모서리의 전형적인 광택이고, 다른 하나는 손으로 잡았을 것으로 추정되는 부분 전체에 분포된 밝은 광택인데 이런 광택이 다른 부분에는 없었다.
결론은 뭐냐?
접착제로 손잡이를 붙인 부분이기 때문이다.
나무 수지와 황토 같은 여러 성분이 포함된 접착제 사용은 아프리카 초기 호모 사피엔스한테 이미 알려져 있었지만, 유럽의 초기 네안데르탈인에게서는 보고된 적이 없다.
무식한 네안데르탈인 이미지가 벗겨지는 또 하나의 순간인 셈이다.
지브롤터에서 찾은 6만년 전 네안데르탈인 접착제 공장
지브롤터에서 찾은 6만년 전 네안데르탈인 접착제 공장
고고학도들이 지브롤터Gibraltar에서 놀라운 유물을 발견했다. 바로 6만 5천 년 전 네안데르탈인이 일종의 접착제adhesive를 생산한 유적이었다.이는 인류가 복잡한 화학 처리를 한 가장 오래된 사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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