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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553

뜰 나무 옷 입혀주는 봄눈 한시, 계절의 노래(278) 봄눈[春雪] [唐] 한유(韓愈, 768~824)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새 봄 와도 도무지고운 꽃 안 피더니 이월 초에 놀랍게도풀 새싹 보이네 흰 눈은 오히려봄빛 늦다 타박하며 펄펄 나는 꽃 만들어뜰 나무에 입혀주네 新年都未有芳華, 二月初驚見草芽. 白雪却嫌春色晚, 故穿庭樹作飛花. 성당 두보 시의 특징은 중당에 이르러 두 갈래로 갈라진다. “시어가 사람을 놀라게 하지 않으면 죽어도 그만두지 않겠다(語不驚人死不休)”는 경향, 즉 시를 철저하게 깎고 다듬는 특징은 한유로 이어지고, 삼리(三吏)·삼별(三別)과 같은 현실에 대한 치열한 관심은 백거이로 이어진다. 역대로 한유 시의 풍격을 흔히 기험괴벽(奇險怪僻)하다고 규정한 것도 앞의 첫 번째 경향에 근거한 평가다. 쉽게 말하면 한유.. 2019. 3. 1.
천하를 위해서는 합의도 깨야는 법 한시, 계절의 노래(290) 홍구에 들러[過鴻溝] [唐] 한유(韓愈, 768~824)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용과 범이 지친 끝에강과 들을 분할하니 억조창생 목숨이살아나려 했는데 그 누가 군왕에게말머리 돌리라 하여 참으로 건곤일척도박 벌이게 했는가 龍疲虎困割川原, 億萬蒼生性命存. 誰勸君王回馬首, 眞成一擲賭乾坤. 어제 '하노이회담'이 결렬됐다. 《초한지》에 나오는 ‘홍구강화(鴻溝講話)’가 연상된다. 홍구는 황하, 수수(睢水), 영수(潁水), 회수(淮水)를 남북으로 잇는 고대 운하다. 이 정전회담이 ‘홍구강화’로 불리는 이유는 ‘홍구’라는 곳에서 회담이 열렸기 때문이 아니다. 회담 결과 ‘홍구’를 경계로 땅을 나누자는 합의에 이르렀기에 ‘홍구강화’로 불린다. 요즘처럼 ‘센토사회담’이니 ‘하노이회담’이니 하.. 2019. 3. 1.
나한테 말하라, 내 그 놈 목을 이 칼로 쳐주마 한시, 계절의 노래(279) 검객(劍客) [唐] 가도(賈島, 779~843)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십년 동안 검 한 자루갈아왔으나 서릿발 칼날 아직시험 못 했네 오늘 검 잡고 그대에게보여주나니 그 누가 불공평한 일자행하던가 十年磨一劍, 霜刃未曾試. 今日把示君, 誰爲不平事. 《천자문》을 배운 분들은 “칼 검, 이름 호, 클 거, 대궐 궐(劍號巨闕)”이란 구절을 기억하시리라. 어릴 때는 대개 그냥 글자 익히기에 급급하여 구절 전체의 뜻에 거의 신경을 쓰지 않는다. 나는 대학 진학하고 나서야 ‘거궐(巨闕)’이 중국 춘추시대 월(越)나라 명검 이름임을 알았다. 총포가 없던 시절 칼은 개인의 호신용 무기였을 뿐 아니라 군대의 기본 무기이기도 했다. 도검 사용은 모든 생명과 직접 관련되기 때문에 두려운 마음으로.. 2019. 2. 28.
눈 털고 피운 황금빛 꽃 한시, 계절의 노래(281) 영춘화(迎春花) [宋] 왕안중(王安中)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엄동에 쌓인 눈다 털어내고 가지 가득 황금빛색칠하누나 메마른 덩굴에서밝은 꽃 피워 동풍에 첫 번째로향기 뿜누나 拂去隆冬雪, 弄作滿枝黃. 明花出枯萎, 東風第一香. 초급중국어 수업 때 개나리를 ‘잉춘화(迎春花: 영춘화)’로 배웠다. 나는 근래까지도 개나리가 영춘화인 줄 알았다. 그런데 페이스북에서 독일 출신 중문학자를 만나, 그와 번역 이야기를 하는 도중에 ‘영춘화’가 개나리가 아니라 별도의 꽃임을 알게 되었다. 나는 처음에 믿을 수 없었으나 인터넷 검색을 통해 영춘화와 개나리의 학명이 다름을 확인했다. 개나리는 ‘Forsythia suspensa(Forsythia koreana)’가 라틴 학명이고 중국어로는 ‘롄차.. 2019. 2. 27.
강물 얼음 걷히자 피어나는 버들 한시, 계절의 노래(282) 강위에 눈이 개다[江上雪霽] [宋] 주숙진(朱淑眞, 1135?~1180?) / 청청재靑靑齋 김영문 選譯評 강물에 얼음 녹자초록 비늘 일어나고 들판은 깨끗해져연무 먼지 드무네 남쪽 북쪽 다리 곁에봄바람 불어오니 버들색 푸릇푸릇봄빛이 새나오네 江水冰消起綠鱗, 川原蕩滌少煙塵. 風吹南北溪橋畔, 柳色參差欲漏春. 내가 자란 동네는 산골이지만 마을 앞뒤로 냇물이 흘러서 그렇게 궁벽한 느낌은 들지 않는다. 앞개울은 앞거랑, 뒷개울은 뒷거랑이라 불렀다. 앞거랑보다 뒷거랑이 훨씬 크고 넓다. 물고기 잡고 수영하는 것을 어릴 적부터 자연스럽게 익혔다. 대학 진학 이후 해수욕장에 갔을 때 수영을 할 줄 아는 친구들이 드물어서 좀 놀란 적이 있다. 개나 소도 수영을 하는데 어떻게 사람이 수영을 못 .. 2019. 2. 27.
대낮처럼 밤을 밝힌 등불 한시, 계절의 노래(283) 대보름에 등불을 즐기다[上元玩燈] 첫째 [宋] 백옥섬(白玉蟾, 1194~1229)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벽옥이 무르녹아만 리 하늘 이루었고 온 성안 비단 옷들봄 어여쁨 다투네 황혼 뒤 버들 끝엔달님이 걸려 있고 야시장에 펼친 등불대낮처럼 환하네 碧玉融成萬里天, 滿城羅綺競春妍. 柳梢掛月黃昏後, 夜市張燈白晝然. 대보름날 밤의 색채감을 찬란하게 묘사했다. 첫째 구(起句)는 밤하늘 벽옥색이다. 둘째 구(承句)는 온갖 비단 옷의 현란한 색깔이다. 셋째 구(轉句)는 황혼 뒤 버드나무 끝에 떠오른 보름달의 황금색이다. 넷째 구(結句)는 대보름을 즐기기 위해 야시장에 환하게 켜놓은 등불의 붉은색이다. 중국에서는 대보름을 등절(燈節)이라고도 부르므로 이날 밤은 그야말로 채색 페스티벌이다... 2019. 2. 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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