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漢詩 & 漢文&漢文法

매화 대신 부치는 매화시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19. 3. 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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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시, 계절의 노래(291) 


다른 사람 시에 답하다[答人吟] 둘째 


[宋] 소옹(邵雍, 1011~1077) / 청청재 김영문 選譯評 


초봄 낙양성에

매화 꽃 필 때


매화 감상하다 또

매화시 읊네


매화 펴도 먼 곳으로

부치기 어려워


매화시만 부치며

그리움 담네


初春洛城梅開時, 賞梅更吟梅花詩. 梅花雖開難遠寄, 唯寄梅詩伸所思. 




그리움은 보고 싶은 대상을 마음속으로 그려보는 행위다. 생각 속에서 문득문득 떠오르지만 당장 만나지 못하므로 애틋한 마음으로 그리워한다. 부모, 가족, 연인, 친구 등 사람뿐 아니라 반려동물, 반려식물, 평소에 아낀 애완품, 나를 품고 길러준 골목, 마을, 산천이 모두 그리움의 대상이 된다. 


혼자서 아름다운 풍경 속에 있거나, 맛있는 음식을 먹거나, 고운 꽃을 보거나, 감동적인 영화를 볼 때 생각나는 사람이 있으리라. 그 사람과 함께 있으면 얼마나 좋을까? 다음에는 함께 와야지... 이런 생각을 한다면 여러분은 누군가를 그리워한다. 그리움은 얼마나 애틋하고 절실한 감정인가? 모든 그리움은 무죄다.


시인은 초봄에 핀 매화를 보면서 누군가를 그리워한다. 이처럼 곱고 맑고 이쁜 매화를 시로 읊으면서 누군가를 마음에 떠올린다. 이 옥 같은 꽃송이와 은은하고 청신한 향기를 함께 누렸으면 하는 사람이 있다. 하지만 그 사람은 너무 먼 곳에 있다. 한 가지 꺾어서 인편에 부치고 싶지만 꽃이 도착할 때는 이미 꽃잎도 시들고 향기도 모두 사라질 것이다. 이러매 방법은 하나다. 매화를 읊은 시라도 부쳐주는 수밖에... 




화향백리(花香百里)라 했으므로 적어도 매화 향기는 백 리밖까지 전해질 터이고, 인향만리(人香萬里)라 했으니 사람의 그리움에 실린 매화 향기는 최소한 만 리 너머까지 전해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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