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필자가 처음 연구에 입문하는 사람들에게 하는 이야기 중에,
첫째, 교정을 미치도록 봐라.
대개 교정을 허드렛일이라고 생각하는 경우를 보는데 절대로 그렇지 않다.
연구에 입문하면 교정은 2-3년은 미치도록 봐야 한다.
그렇게 하면 글을 대각선으로 쭉 읽어내려가도 거의 틀린 글자를 다 잡아 낸다.
교정 잘하는 연구자가 다 훌륭한 연구자는 아니지만
교정도 안 되는 연구자 치고 제대로 된 연구자를 못봤다.
교정이 안 되는다는 이야기는 연구에 투자한 시간이 적다는 이야기이기 때문이다.
둘째는 젊었을 때 논문은 미치도록 투고하고 또 미치도록 떨어져 봐야 한다.
논문을 완성한다고 몇 년씩 끌지말고,
차라리 그것보다는 논문을 되도록 빨리 쓰고 한 번이라도 더 괜찮은 학술지에 투고해서
수준이 되는 연구자들 심사를 받고 떨어져 보는 편이 훨씬 발전에 도움이 된다.
가끔 몇 년씩 논문을 끌고 있는 연구자들을 보는데
그렇게 해 봐야 논문이 좋아지는 것이 아니다.
처음부터 진도가 나가지 않는 논문은 쥐고 있어봐야 써지지 않는다.
논문 쓰는 데 시간이 오래 걸리는 것은 신중해서가 아니라
논문 쓰는 데 경험이 없어서 그렇다.
세째는 젊었을 때 실패는 다 해보는 게 좋다.
논문을 떨어져야 한다면 젊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떨어져야 하고
실험을 실패한다면 젊었을 때 한 번이라도 더 실패하는 게 좋다.
왜 그런가.
나이가 들면 당신을 따라 연구실에 들어와 있는 사람들은
당신의 일거수일투족만 보기 때문이다.
연구실을 끌고 가는 사람이 어느 정도로 판단이 정확한가 하는 것이
그 연구실의 수준을 결정하는데
그 판단의 정확함이란 타고 나는 것이 아니라
경험이다.
경험을 젊었을 때 충분히 쌓지 않으면
나이가 들어 자기가 연구실을 책임지게 되었을 때
그 연구실이 산으로 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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