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역사문화 이모저모2690 [사금갑射琴匣을 심판한다](14) 조선의 르네상스, 그 위대한 결정판 신증동국여지승람 이 사금갑 사건을 논하면서 지금까지는 치지도외置之度外했으나, 계속 승람 혹은 동국여지승람, 혹은 신증동국여지승람이라는 문헌이 어른어른함을 보았거니와,이를 이후에는 대체로 약칭 승람이라 하겠거니와, 이에는 도대체 저 사건이 어디에서 어떻게 기술되는가? 이에선 승람이 무엇인지 잠시 살피기로 한다. 이를 위해 위선 신증동국여지승람新增東國輿地勝覽이라는 풀 네임을 풀어야하겠거니와 이는 신증新增한 동국여지승람東國輿地勝覽이라는 뜻이다.이 경우 신증은 간단해 요즘 개념을 빌리건데 개정증보했다는 뜻이다. 따라서 신증동국여지승람은 개정증보판 동국여지승람이 되겠다. 다시 동국여지승람은 중국에 빗대어 조선을 동국東國이라 하고, 여지輿地란 지도라는 뜻이지만 이 경우 map보다는 그것을 포함한 그 일대 풍물기인 지리지地理誌라는 .. 2025. 2. 4. [사금갑射琴匣을 심판한다](13) 믿을 수 없다면서도 다 채록한 안정복 동사강목 부록에는 괴설변증怪說辨證이라는 섹션이 있다. 주로 합리주의 관점에서 믿을 수 없는 이야기들을 변설한 내용을 묶었으니, 이에서 안정복은 그 믿을 수 없는 이야기가 왜 믿을 수 없는지를 집중 토론한다. 개중 하나로 저 사금갑 사건이 걸려든다. 그 부록 상권 중中에 이 코너는 실렸다. 삼국유사三國遺事에는 다음과 같이 적었다.소지왕炤智王 10년 정월 15일에 왕이 천천정天泉亭에 행차했는데, 이때 까마귀와 쥐가 와서 울더니 쥐가 사람처럼 말하기를, “이 까마귀가 가는 곳을 살피시오.” 라고 했다. 왕이 기사騎士에게 명하여 뒤쫓게 하니 기사가 남쪽 피촌避村에 이르러 돼지 두 마리가 싸우는 모습을 한동안 바라보다가 그만 까마귀가 간 곳을 잃어버렸다. 이때 한 노인이 못 속에서 나와 글을 올리니 그 겉봉에 씌.. 2025. 2. 3. [사금갑射琴匣을 심판한다](12) 왕비 선혜 부인을 들고 나온 안정복 동사강목東史綱目은 조선 후기 역사학도 안정복安鼎福(1712~1791) 필생의 대작이라, 제목 그대로 고조선 이래 고려 왕조 멸망기까지 장구한 역사를 발생 연도 순서대로 따라 기술하는 이른바 편년체編年體를 근간으로 삼되 군데군데 평설을 가하는 강목체綱目體를 겨냥한다. 여담이나 안정복 생몰년을 주시해 주기 바란다. 학문의 대가가 되기 위한 절대 조건 중 하나가 오래 살아야 한다는 것인데, 이 양반 80세로 장수했다. 혹 어떤 학문이건 그 분야 대가가 되고 싶거든 어떻게든 오래 살기 바란다. 경쟁자들보다는 특히 오래 살아야 궁극으로 내가 승자가 된다. 이는 만고의 진리다. 본론으로 돌아가 동사강목 그 권 제2 하 무진년 신라 소지왕 10년(고구려 장수왕 76년, 백제 동성왕 10년, 북위 효문제 태화 12, .. 2025. 2. 3. [사금갑射琴匣을 심판한다](11) 불륜 너머 반란을 뽑아낸 점필재 놀랍고 놀랍고 또 슬프고 슬퍼라 / 怛怛復忉忉 임금님 자칫 목숨 잃을 뻔했네 / 大家幾不保 오색 장막 속 현학금 거꾸러지니 / 流蘇帳裏玄鶴倒 어여쁜 왕비 해로하기 어렵구려 / 揚且之晢難偕老 슬프고 놀랍고 슬프고 슬퍼라 / 忉怛忉怛 귀신이 알리지 않았으면 어쩔뻔 / 神物不告知柰何 귀신이 알려져 나라 운수 길어졌네 / 神物告兮基圖大 점필재는 저 사금갑 사건을 소재로 꺼내면서 이리 읊었다. 이 달도가怛忉歌는 주시해야 하지만 아무도 주목하지 않았다. 어떤 점에서 주시해야 하는가? 점필재가 사금갑 이야기를 소비하는 맥락이다. 어떤 맥락인가?이 사금갑 이야기는 모두가 궁주宮主(삼국유사) 혹은 왕비(삼국사절요·동국통감)의 불륜에 초점이 갔다. 다시 말해 왕비 혹은 궁주가 불륜을 일삼다 그 현장을 들키는 바람에 그 불.. 2025. 2. 3. [외치 보유편] (6) 가죽신 외치는 발견 당시 대략 5300년 전 가죽 신발leather shoes을 신고 있었다. 신발은 여러 겹으로 구성되었다. 안쪽은 라임나무 인피lime tree bast로 만든 끈망으로 구성되어 있다.단열을 위해 그물망 아래에 마른 풀을 채웠다.바깥신은 사슴가죽으로 만들어 밑창에 그물처럼 꿰매었다. 밑창은 곰가죽으로 만들었고, 안쪽에는 모피가 붙어 있었다. 신발은 인피 끈으로 발에 묶여있었다. 이를 토대로 재현한 신발은 실험 결과 장거리 여행 시에도 따뜻하고 편안한 것으로 나타났다.단, 습기 차단 기능이 거의 없어 아마도 젖은 풀은 때때로 단순히 교체했을 것이다.*** previous article ***[외치 보유편] (4) 동물 가죽으로 제작한 옷가지https://historylibrary.net/m.. 2025. 2. 2. [사금갑射琴匣을 심판한다](10) 점필재로의 여행 이 사금갑이 왜 그리 사람들 입에 회자했는지 나는 그 이유를 모르겠다. 단순히 재미있어서? 그런 측면이 분명 있을 것이다.무엇보다 왕비 혹은 궁주의 불륜이라 하지 않는가? 하지만 이걸로 끊임없이 회자하는 인기 비결을 다 설명할 수는 없다고 본다.그렇다고 환타지성이 특히 뛰어나다 할 수는 없으니, 어찌 보면 조금은 무미건조한 이야기일 수도 있다. 예서 또 한 가지 짚고 넘어갈 대목은 이 이야기가 왜 삼국사기에는 수록되지 않았을까 하는 의문이다.말로는 유가적 합리주의에 투철한 김부식을 비롯한 삼국사기 편찬진이 이런 이야기를 그닥 좋아하지 않았기 때문이라고도 할 수 있으니,이는 이규보가 삼국사기 이전 삼국시대 통사인 이른바 구삼국사를 구해다가 읽고선 동명왕편을 지으면서 그 비스무리한 이야기도 한 적 있으니 전.. 2025. 2. 1. 이전 1 ··· 32 33 34 35 36 37 38 ··· 449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