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암울했던 기억 속의 <종로서적>과 <교보문고> by 신정일 1978년 2월 중순, 드디어 제대를 했다. 군 생활 중에 일어났던 일들이 활동사진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1975년 5월 6일 전주 35사단에 입대를 했고, 강원도 철원에 자대배치된 1975년 10월쯤이던가, 행정병이 휴가 갔다 돌아오면서 사가지고 온 레코드판이 송창식의 음반이었다. 이 들어 있던 그 음반을 들으며 ‘가을이 가네, 청춘도 가네.’라는 노래를 들으며 이러다가 꽃 피우지 못한 청춘이 다 지나갈듯 싶어서 애달파했던 추억, 1976년 8.18 도끼 만행 사건 때에는 전쟁이 나도 좋겠다는 허황 된 생각을 했던 일, 겨울에 큰 눈이 내리면, 그 시간이 새벽이라도 일어나서 부대 앞 철원의 44번 국도의 눈을 치우던 일들이 주마등처럼 스치고 지나갔다. 그렇게 먼 곳에 있을 것.. 2024. 9. 19.
미노아인들의 패셔너블 와인 머그 잔 킬릭스Kylix라 해서 4500~4000년 전 고대 미노아 문명 와인 컵이다. 저 다채로운 도기들을 보면 이미 그리스문명도 고도를 구가했으니 더구나 저 시대 중국을 보면 청동기다운 청동기도 없을 때지만 저 지역은 이미 청동기 문명 절정이었다. 저들은 청동기시대라 우기지만 저 무렵 중국은 엄밀히는 신석기말기인데 놀라운 점은 청동기 발명 전개는 비실비실 늦었지만 도기 문화 발전은 놀랍고 더 특이한 점은 유럽이나 근동 지역에 견주어 그리 늦은 청동기가 일단 불이 붙자 세계 어느 지역 청동기도 따라잡을 수 없는 고도를 이룩했다는 사실이다. 은상, 혹은 주대, 혹은 삼성퇴 단계 청동기 봐라 기가 찬다. 이를 어찌 봐야 하는가? 2024. 9. 19.
조선정부의 회심의 일격: 일 시키고 돈 안주기 앞에서 직역과 석고를 묶어놔 스스로를 사무라이라고 주장하는 자라면 석고제에 따라 쌀을 받으면 반드시 뭔가 내놔야 하는 시스템을 가지고 있던 일본과 달리 대대로 지주로 살면서도 국가에 대해 어떠한 의무도 지고 있지 않던 조선의 사대부에 대해 이야기 했다. 그렇다면 조선왕조는 어떻게 지탱할 수 있었을까? 토지와 직역을 묶어놔서 유사시 수십 만 병사를 일거에 모을 수 있는 일본과 달리 선비들이 땅은 땅이요 의무는 의무로서 지방의 토지소유자인 선비들이 국가에 어떤 의무도 가지고 있지 않았던 것이 조선 후기의 시스템이었다면, 조선정부는 도대체 어떻게 정부를 유지할 수 있었을까? 뭐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가장 간단한 방법이 바로 "백성 일시키고 돈 안주기"다. 조선시대 내내 각종 부역과 노역은 공짜로 사람들을 징발.. 2024. 9. 18.
치킨계의 람보르기니, 연산오골계의 분발을 기대하며 이 인도네시아 블랙치킨은 세계에서 가장 이상하고, 가장 비싸고, 가장 희귀한 품종의 치킨으로, 하도 귀한신 분이라 "람보르기니 치킨Lamborghini chicken"이라고 불리며, 계란 가격이 2천 5천 [달러?]이 넘고 육질이 매우 맛있다 한다. 이 닭의 모든 것은 예외 없이 검은 색이다. 깃털, 부리, 혀, 손톱, 심지어 고기, 달걀, 뼈까지도. 심지어 피도 검붉은 색이라고. 같은 흑계 계통인데 한국산 연산 오골계 그 분발을 기대한다. 장닭끼리 쌈박질 함 시켜 보면 어떨까? 우리는 밑질 것도 없으니. 2024. 9. 18.
내놔야 할 의무가 없어 의병이 된 사대부들 앞에서 조선후기 재지 사대부들은 국가에서 녹을 먹지 않고도 충분히 대대로 먹고 살 수 있다고 이야기 하였다. 그리고 그 경제적 기반은 결국 향촌사회의 지주라는 신분에서 나오는 것인데 문제는 이러한 대대로 먹고 살 수 있는 경제적 기반이 그 어떤 의무 없이도 주어지고 있었다는 점이 문제겠다. 예를 들어 일본의 경우 에도시대 막부이건 번이건 간에 이에 소속된 사무라이들은 대대로 녹을 받아 먹는 대신에 유사시 소정의 군사력을 제공하도록 정의되어 있었다. 유사시 내놔야 하는 군사력의 반대급부로 석고제 하의 녹이 주어지는 것이다. 반면에 한국, 조선후기 사대부들은 이와 비슷한 토지를 소유하고 이로부터 나오는 재부로 대대로 먹고 살지만 그 반대급부로 내놔야 할 부분이 정의된 바 전혀 없었다. 조정에 출사하여 관직에.. 2024. 9. 18.
붕당론과 당쟁 조선시대의 당쟁을 붕당론이라는 이름으로 견제와 균형을 이야기하며 옹호하는 입장이 있는데 애초에 도학자들의 세계관에서 견제와 균형 말도 안 되는 소리라고 본다. 조선시대에 당쟁, 붕당정치가 끝도 없이 전개된 이유는 정쟁에서 패배해도 진 쪽도 진 것 같지 않게 세력이 끝없이 유지될 수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에 우리나라 당쟁의 원인으로 사람은 많은데 관직은 적어서 싸움이 났다는 주장도 봤는데 이것도 어폐가 있는 것이 어차피 과거 급제해봐야 얻을 수 있는 관직도 제한되어 있었고, 우리나라 사대부라는 사람들은 애초에 나라에서 녹봉받아 먹고 사는 사람들이 아니었다. 과거란 자신들이 뼈대 있는 사대부 집안이란 것을 딱 증명하기 위한 정도면 되는 것이었고, 과거 급제한다고 해서 그로부터 먹고 살 기반이 나오는 것이 아.. 2024. 9. 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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