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분류 전체보기21955 밀물과 썰물이 갈라 놓는 천수만 간월암看月庵에 격발하여 쓴다 저 태안이라는 데는 직업병 비슷해서 나는 그런 지명을 들을 적에는 마도 앞바다로 상징하거니와, 그런 까닭에 흔히 바닷속 경주라 별칭하는 저곳을 취재한답시며 몇 번 오가기는 했고, 또 그것이 아니라 해도 서너번 돌기는 했지마는 나한테는 미답과 같은 데라, 아직 나는 서해를 향해 돌출한 저 당진반도가 아래로 길게 늘어뜨린 저 반도 끝을 가 본 적 없다. 독살이라 해서 돌무더기 어망으로 고기를 잡는 데가 저 일대에 몇 군데 남아있다는 말을 듣기는 했지만 정작 독살이라 할 만 한 데로 내가 본 곳은 제주도였으니, 더구나 그 반도 끝터머리에 고남패총박물관인지 하는 태안 공립박물관이 있는 데라는 말만 들었지 여직 가 본 적이 없다. 언제 날 잡고 각 잡아 한 번은 저 반도를 횡단해 보려 한다. 얼마전에는 그 남쪽 .. 2024. 3. 15. 과거를 보는 시점이 다른 서양과 한국 고고학 관련 발굴소식에서 흔히 나타나는 서구와 한국의 확연한 차이점이 있다. 서양에서는 보통 어느 시대 어떤 유적 유물이 발견되었다는 소식을 제목에 내세우는 일이 아주 드물다. 대신 서구 언론에서는 거의 예외없이 지금으로부터 얼마전 어떤 유적 유물이 발굴되었다는 식으로 전한다. 반면 국내에서는 거의 다 삼국시대 어떤 유물 유적, 구석기시대 어떤 유적 유물이 발견되었다는 제목을 앞세운다. 둘 중 어느 것이 좋다 나쁘다고는 하고 싶지 않다. 다만 우리가 하나 생각해야 할 점은 지금으로부터 얼마전 운운하는 제목은 그렇지 아니한 제목에 견주어 철저히 현재의 관점에서 출발한다는 사실이다. 나아가 어느 시대를 앞세우는 제목은 말할 것도 없이 이른바 연구자 관점에서의 시각이다. 왜? 연구자한테는 지금으로부터 얼마전 .. 2024. 3. 14. 파르싸[페르세폴리스]에 나타난 이쉬타르 성문 파르싸(Persepolis)에 나타난 이쉬타르 성문 그림에 보이는 황소와 용 부조는 유명한 바빌리(Babylon)의 이쉬타르 성문 장식이다. 그런데 이와 동일한 부조가 페르시아 제국의 수도 파르싸(Persepolis)에서도 발견되었다고 한다. 이는 페르시아 제국의 건축자들이 바빌리의 이쉬타르 성문을 본 따 만들었거나, 바빌리 건축자들을 동원하여 지었기 때문이 아닐까 추정한다고 한다. Alireza Askari Chaverdi, Pierfrancesco Callieri, Emad Matin, "The Monumental Gate at Tol-e Ajori, Persepolis (Fars): New Archeological Data," Iranica Antiqua LII (2017): 251. *** 이상 .. 2024. 3. 14. 내치와 외치로 관부官府를 나누어 다스린 거란 국가로서의 거란이 어떤 통치체계를 마련했는가를 살피면, 내치와 외치를 부러 구별하려 한 흔적이 역력하다. 경찰과 군대라는 현대 국가 관점에서 보면 내치란 말할 것도 없이 경찰 관련 사무요, 외치란 외부를 통제하기 위한 군대를 말한다. 이 두 가지 체계를 일부러 나누어 다스리려 했다는 점에 특징이 있다 하겠다. 무엇보다 거란은 그 주축인 거란족과 이런저런 이유로 유입된 한족漢族 중심 외부를 동시에 통제해야 했다. 이에서 두 가지 층위의 통제책을 쓰는데, 거란은 거란 본래의 유습에 기초한 방식을 쓰고, 한족은 한족에 중국식 통제 방식을 구사했다. 태종太宗에 이르러 중국 제도를 겸용하여 관직을 남南[중국]과 北[거란]으로 나누었으니 국제國制로 거란을 다스리고 한제漢制로는 한인漢人을 다스렸다. (요사遼史 권45.. 2024. 3. 14. 석굴암 천장이 금이 갔다고 금새 무너진다던 그때 그 시절 문화재 사기행각이 판을 치던 작년. 그런 문화재 사기 행각 중에 석굴암이 위험하다는 낭설이 횡행하기도 했다. 그런 위험의 증좌로써 석굴암 천정에 간 금을 지적하기도 했다. 이런 보도와 그런 보도의 바탕이 된 이른바 전문가라는 자의 지적질에 경악을 금치 못했다. 삼국유사 석굴암 창건 이야기도 읽어보지 않는 기자와 전문가의 무식을 폭로한 일대 사건이었다. 삼국유사에 의하면, 저 천장의 세 줄기 금은 석굴암 창건기에 갔다. 함에도 저와 같은 얼토당토 않은 문제 제기가 먹혀들어 급기야 문화재 애호가를 자처하는 대통령 박근혜가 현장에 출동하는 희대의 코미디가 벌어졌다. 이를 보도한 해당 언론, 이를 지적질한 이른바 전문가 그 어느 곳도 아직 오보에 대한 해명이나 사과 한 마디 없다. 사진은 2012년 9월 28일.. 2024. 3. 14. 황홀을 선사하는 왕궁리 낙조 어느 절터인들 낙조가 아름답지 않은 곳 있던가? 그것이 아름다운 까닭은 찰나에 가깝기 때문이다. 황룡사지가 그러하며 이곳 왕궁리 역시 그러하다. (2017. 3. 14) *** 낙조가 가장 아름다운 데 중 한 곳으로 서슴없이 내가 매양 꼽는 데 중 하나가 저 익산 왕궁리다. 마누라한테 얻어터져 갈 곳 몰라 방황하는 남편님들과 남편 바람 피워 어찌 할 줄 몰라 고뇌하는 마누라님들과 떠난 옛사랑 사무치게 그리워 울부짖고 싶은 사람들과 새 사람 만나 가슴 벅차 터지는 사람들과 곧 죽을 날 받아놓은 사람들과 곧 태어날 아이 기다리는 사람들과 온갖 잡동사니 사람들한테 다 권하는 낙조다. A sunset that brings ecstasy Is there any temple site where the sunset .. 2024. 3. 14. 이전 1 ··· 1215 1216 1217 1218 1219 1220 1221 ··· 3660 다음 반응형