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립민속박물관이 획책하는 공립·사립박물관 공동기획전은 지방 박물관 활성화라는 측면에서 한국문화사 대서특필해야 하는 사업이다. 이는 지들만 알고, 베풀 줄은 몰라 여러모로 지들만 배부른 돼지가 나날이 되어가는 국립중앙박물관 및 그 산하 국립지방박물관과 여로 모로 대비되는 움직임이라
고작 지들이 흉내낸 것이 국립전주박물관에서 시도한 관할 지역 시·군 조명 기획전이라, 솔까 이런 움직임이 해당 지역사회에는 그 어떤 도움도 되지 못하고 외려 해당 지역 다른 지방은 더 죽이는 역효과를 빚고 있으니, 국박도 이젠 지들만 살찌우는 일 때려치고 저와 같은 지방 살리기에 적극 동참해야 한다.
아무튼 이제는 이름도 K-museums 공동기획전을 바꾼 저 사업을 연차로 진행 중인 민속박물관이 이번에는 대전 중구 효월드에 위치하는 대전 중구 공립박물관 한국족보박물관 살리기에 나서 그와 합심해 그곳에서 《명당明堂, 그림에 담다》를 마련해 오늘 개막했으니, 실은 이 현장은 내가 상경하는 길에 하룻밤을 유숙한 대전에 들른 김에 미리 현장을 다녀왔으니, 이곳 터줏대감 심민호 군 친절한 설명에 이 자리를 빌려 감사드린다.
올해 연말까지 계속하는 이번 전시는 한국문화에서 명당이 차지하는 막강한 지위를 점검하고자 하고자 하거니와, 이를 위해 족보박물관 소장 동국비결, 음양서잡초를 비롯한 다양한 풍수지리서와 각 가문 족보에 남은 조산 무덤 그림이자 지도인 산도山圖를 통해 명당을 그리고자 한 산도가 무엇이며 그에 얽힌 각 가문 이야기를 펼쳐보고자 한다.
이른바 음택 풍수론이라 해서 명당론을 두고 언필칭 합리주의가 범람하는 요즘 한국사회에서 때마다 지탄 대상이 되기는 하지만, 웃기는 소리. 그렇게 비난을 퍼부어대는 그 어떤 놈도 풍수론 포로가 아닌 놈 없다. 그만큼 명당은 여전히 중요하고, 그래서 좋은 자리에다 조상을 모시고자 한다.
화장을 하면 명당론이 없어진다? 웃기는 소리. 그런 뼛가루를 어디다 뿌리는지 봐라. 명당은 화장이 대세를 점거하는 요새도 그 흔들림없는 위력을 발휘 중이다.
합리주의라면 둘째가라는 서러운 주자성리학. 그 집대성자인 주자朱子만 해도 죽은 이의 형체를 온전하게 하고 신령을 편안하게 하면 자손이 융성하다고 하여, 좋은 땅에 조상의 묘소를 정해야 한다고 역설했으니, 조선 성리학자들은 이런 주자를 팔아 명당을 찾아 전국 팔도를 뒤지고 다녔다.
청오선생장경이니 동국비결이니 하는 풍수지리서가 범람하고, 묫자리를 잡기 위한 도구들인 윤도니 나경이니 하는 것들이 많이 남은 까닭도 그 때문이다.
명당을 찾아 부모님 유해를 모시고는 그 자리를 기억하고자 그림을 그리는데 이를 산도라 한다.
이 산도를 보면 현실과 이상의 괴리가 보인다. 풍수설이 말하는 완벽한 명당을 찾기가 어디 말처럼 쉬운가? 산도는 그런 현실을 이상으로 바꾼다. 그림으로 표현한 산소는 모조리 명당인 까닭이다. 이를 이번 전시 기획자들은 "부모를 명당에 모시고자 하는 마음으로 산도를 명당의 조건에 따라 그린 것이다"고 말하니, 핵심을 찌른 표현이다.
이를 실증하고자 대전광역시 산도, 창녕성씨 산도와 같은 자료가 선보인다.
그러니 명당에 얽힌 각종 이야기가 전한다.
목은 이색이라는 출중한 인물을 배출한 한산이씨는 관공서에 암장을 해야 후손이 번영한다 해서 그리했다 하는데, 그래서일까? 인물이 줄지어 났다.
파평윤씨는 세 동물이 서로 견제하는 모습인 복치형 명당에다 무덤을 써서 대성공을 합작했으니, 고려시대 윤관 이래 파평윤씨는 거문巨門이다.
이번 전시는 끝나고 나면 그 시설을 비롯하고 주요 전시품을 포함해 상설로 변경한다. 이 대목이 바로 지방박물관 활성화와 이를 통해 지방 활성화 자체로 연결하는데, 이 대목을 우리는 매우 주시해야 한다.
전국 사립 혹은 공립박물관 사정 개판이라는 점 누구나 안다. 쥐꼬리 만한 예산에 그 쥐꼬리 보다 적은 쥐뿔만한 조직으로 무슨 박물관을 꾸미고 새단장한단 말인가?
그런 지역박물관들에 이와 같은 민속박물관 공동기획전은 가뭄끝 단비와 같다. 이를 핑계로 전시실을 새삐구삐로 개비하고 그걸로 적어도 5년 혹은 10년은 버팅겨 나가는 까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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