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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호철의 잡동산이雜同散異

〈죽은 고양이를 묻으며[埋死猫]〉 by 조선 숙종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7. 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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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중앙박물관 소장 《군후필묘도(君厚筆猫圖)》

 

 

내가 기르던 고양이가 죽어서 사람을 시켜 잘 싸서 묻어주게 했으니, 귀한 기르던 동물이라서가 아니라 주인을 사랑하는[戀主] 것이 예뻐서였다. 《예기(禮記)》에 “해진 일산을 버리지 않는 것은 개를 묻기 위함이다.[敝盖不棄 爲埋狗也]” 라고 하고 그 주석에 “개와 말은 모두 사람에게 공로가 있으므로 특별히 감사함을 보이는 것이다.[狗馬皆有力於人 故特示恩也]”고 하였다. 


고양이가 사람에게 공로는 없더라도 기르던 동물로서 주인을 사랑할[戀主] 줄 알기에 싸서 묻어주는 것은 잘못이 아니라 당연하다.


予之畜猫死, 使人裹而埋之, 非貴畜物也, 愛其戀主也。 《記》曰:“敝盖不棄, 爲埋狗也。”
註曰:“狗馬皆有力於人, 故特示恩也。” 猫雖無有力於人, 畜物能知戀主, 埋之以布, 非過也宜也。

 


숙종이 금손이라는 고양이를 길렀다는 사실은 이미 잘 알려졌다. 금손이보다 앞서 기르던 고양이가 죽자 이를 묻어주며 지은 글이 《열성어제(列聖御製)》에 실려 있다. 

 

숙종은 자신이 고양이를 좋아하고 묻어 주기까지 하는 것은 고양이가 ‘공로[有力]’가 있어서가 아니라 ‘주인을 사랑[戀主]’하기 때문이라고 밝힌다. 연주(戀主)는 임금을 사랑함을 이르는 말이니 능력보다는 충성심을 보겠다는 뜻을 강력하게 내비친 것이다. 

 

능력 있다고 까불지 말고 충성하라는 강력한 메시지이다. 명심하라. 조직에서 잘 나가고 싶거든 능력보다는 충성심을 보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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