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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울진 영일 냉수리 신라비>
다음 두 문장을 보자.
(A) 옛날 신라라는 왕국에 김태식이라는 사람이 살았다. 왕은 음경(陰莖) 길이가 45센티미터였다.
(B) 옛날 신라라는 왕국에 김태식이라는 대물왕(大物王)이 살았다. 왕은 음경 길이가 45센티미터였다.
먼저 (A)를 본다. 말하는 사람이 '김태식이라는 사람'과 '왕'을 동일시했을 때, 이것이 이상한 문장임을 낌새 챈다. 그것은 바로 '호응'이 일어나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바로 다음 문장에 김태식을 왕으로 지칭할 조건이 그 앞 문장에는 어디에도 없기 때문이다. 화자가 말하고자 하는 의도가 전달되려면, 저 문장은 예컨대 다음과 같은 식으로 표현되어야 한다.
(A) 옛날 신라라는 왕국에 김태식이라는 왕이 살았다. 왕은 음경(陰莖) 길이가 45센티미터였다.
반면 (B)에서는 그 바로 앞에서 김태식을 '(대물)왕'이라고 적기했기에, 그 다음 문장에 그를 지칭하는 대명사로써 그를 표현할 때 '왕'이라고 하면, 당연히 우리는 그 왕을 김태식을 지칭했다고 간주한다.
이것이 바로 호응이다.
호응은 그가 언어 능력을 상실한 사람을 제외하면 모를까 인간이면 누구나 갖고 태어난다. 천 오백년 전 신라사람이라고 예외가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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