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달 남짓 그리스를 돌고서 나는 지금 로마행 비행기를 잡으러 간다.
그렇다고 아주 안 돌아올 것은 아니니 swan song은 아니요 감상을 적으려 한다.
한달살기 이런 프로젝트로 그리스나 아테네는 나는 아니라 본다.
국토 분포 양상 때문인데 다도해 내륙해양 국가 특성을 동시에 지닌 이 나라는 움직이는 노선이 곤란하기 짝이 없다.
아테네는 유럽 대도시 중에선 무료함이 가장 극심하다.
사흘째가 되면 벌써 탈출을 꿈꾸는데 이런 데서 한달을 박을 수는 없다.
그렇다고 테살로니키니 하는 내륙 지방이나 크레타 같은 대섬에서 한 달을 보낼 수도 없다.
분명 그 점에서 아테네는 파리 런던 로마랑은 다르다.
교통 사정이 좋은 것도 아니어서 내륙은 렌트카로 끊임없이 움직여야 하고 에게해는 끊임없이 크루즈를 갈아타야 한다.
바다? 것도 이틀째면 벌써 비린내가 난다.
간단히 아테네 혹은 그리스는 그 자체 완결성 있는 문화상품이 아니다.
그리스 신화 역사? 생각만큼 안팔린다. 그 자체 완결성이라는 측면에서 이집트에도 뒤지고 이웃 광대한 터키에 미칠 수도 없다.
아테네만 해도 내 관심있는 역사문화 콘텐츠가 많기는 하나 그렇다고 파리나 로마에 견줄 수는 없어
아크로폴리스랑 고고학 박물관 두 곳, 그리고 수니온 베이만 다녀오면 다음이 휑하다.
그래서 무료하다.
이곳이 한국에서 팔리는 유일상품이 성서관광이라
하지만 사도 바울 앞세운 이 성서 관광도 터키 곁다리라 에페소에 견줄 대항마가 없다.
어제다. 아테네 딱 두 곳밖에 없는 한식당 사장님 왈
이곳 생활 사십년이라는데 사십년 전 활황이던 한국시장 다 죽고 식당도 꼴랑 두 곳 남았단다.
왜?
재미없어서 다 떠났다 한다.
이곳 지인 왈, 교민이라 해 봐야 150명.
그 처참한 현실을 말해준다.
한국인문학시장이 그리스로 장사해서는 살아남을 수가 없다.
그 장사 안 되는 그리스로 나도 장사할 수는 없다
데코레이션일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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