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32년, 치카자와쇼텐에서 야심차게 내건 출판 프로젝트가 있었으니 바로 '조선학총서'다.
조선을 연구하는 데에 필요한 고문헌을 연활자본으로 인쇄 발간하는 것이었는데,
기실 비슷한 총서류 발간은 1910년대부터 한일 양쪽에서 적잖이 있었다.
이는 존경하는 노경희 선생님이 깊이 연구하신 바 있어 여기선 생략하지만, 치카자와쇼텐도 차별화를 위해 믿는 구석이 없지 않았다.
그건 바로 경성제대 사학과 교수인 이마니시 류 금서룡今西龍(1875-1932)의 대상 선정과 직접 교정이었다.
사실상 '조선학총서' 자체가 이마니시의 기획이었던 것 같은데, 그에 관해선 후술하기로 하고..
어쨌건 1932년 조선학총서 제1권이 세상에 나온다.
제1권의 영광을 안은 건 서긍(1091-1153)의 《선화봉사고려도경》이었다.
그 중요성이야 말해 무엇할까.
이미 1910년대 조선고서간행회에서도 연활자로 발간한 바 있는 책이었다.
하지만 이마니시는 이에 다시금 주목하여 재발간을 위해 직접 교정을 보았다.
그런데 발간 직전, 그는 돌아오지 않는 강을 건너고 말았다.
《선화봉사고려도경》이 이마니시의 유저(User 아님)가 된 셈이다.
사람은 갔어도 책은 팔아야하니 치카자와쇼텐에선 방법을 강구했다.
그중 하나가 사진에서 보는 것 같은 '내용견본'의 제작이었다.
요즘으로 치면 홍보용 팜플렛에 인쇄지 시안을 끼워넣는 식이라 해야할 텐데, 읽어보니 꽤나 흥미로운 사실이 가득했다.
발간본보다 더 재밌다고 해야겠는데 이는 다음 편에 계속.
치카자와쇼텐, 조선학총서를 내다(2)
치카자와쇼텐, 조선학총서를 내다(2)
그 유명한 세키노 타다시의 , 아유카이 후사노신의 시리즈가 1930년대 경성 장곡천정(하세가와쵸, 지금의 서울 소공동) 74번지에 있던 근택서점, 곧 치카자와쇼텐에서 나왔다. 그 광고지를 보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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