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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남화단의 시조랄 수 있는 소치 허련(1809-1893).
뒷사람들은 흔히 '운림산방 5대'라는 자손의 화맥畵脈만을 이야기하지만, 당대부터 그는 제자를 여럿 길러냈다.
그들은 호남 각지에 뿌리내려 작품활동을 하였는데, 당연하게도 소치풍風 그림을 그렸다.
그래서 그들이 소치 그림을 갖지 못한 이들의 수요를 채워주고, 누군가는 그들의 작품에서 낙관을 교묘히 도려내 스승 소치의 위작으로 둔갑시켰다는 이야기도 전해진다.
소치의 제자, 또는 소치의 영향을 강하게 받았다 여겨지는 화가 중 난원 김환주(1877-?)라는 이가 있다.
해남 출신으로 서화에 이름이 있어 흥선대원군이 호를 지어주었다는 미방 김익로(1845-1915)의 아들인데, 김환주 역시 그림을 잘했다 하나 전해지는 작품은 드물다 한다.
이 사진이 그 흔치는 않다는 김환주 난 그림인데, 그림만 보면 소치 느낌이 물씬 풍기지만 그보다 섬세한 맛은 덜해보인다.
화면이 좀 더 컸을 텐데 표구하면서 잘려나갔는지 구도가 좀 어색해서 더욱 그런지도 모른다.
글씨는 소치보단 그 아들 미산 허형(1862-1936)과 비슷한데, 나이로 보면 소치보단 미산에게 배웠음직도 하다.
괴석 위아래 피어난 난 두 촉을 쳤는데, 화제 내용이 퍽 낭만적이다.
아니, 자연을 보호하고 천연기념물을 사랑하자는 요즘에 더욱 걸맞는 화제인지도.
캐려는 나무꾼 혹 지름길 통해 올까 두려워
다시 외로운 산 한 조각을 그려서 막았다네
採樵或恐通來逕
更寫孤山一片遮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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