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 가서 피라미드 보고선 와! 하지만 실은 그 대부분은 본래 모습을 잃어버리고 뼈다귀만 남은 형태다.
가장 완벽한 형태로 그 본래 모습을 유지한 피라미드는 놀랍게도 로마 한복판에 있다.
이 말 여러 번 했다.
이집트 피라미드는 다 쥐어뜯긴 몰골이다.
특히 그 피라미드 외양을 장식한 석부재들은 거의 다 다른 건축부재로 활용한다 해서 쓸 만한 것은 다 벗겨가고 꼭대기 부분에만 몇 개 남은 정도에 지나지 않는다.
하지만 로마 시내 복판을 장식하는 이 세스티우스 피라미드만큼은 그렇지 아니해서 그 겉처리를 이집트 피라미드가 어찌했는지를 유감없이 그대로 보여주는 희귀 사례다.
그렇다면 왜 이런 피라미드가 다름 아닌 로마에? 라는 궁금증이 하나며, 그런 그것이 어찌하여 훼손을 피했는가? 하는 의문이 둘이라
첫째와 관련해 로마제국이 이집트를 수중에 넣으면서 그 문화가 물밀듯이 들어왔으니
피라미드 또한 예외가 아니어서 일부 로마 귀족은 그 무덤을 피라미드 양식으로 지었으니 개중 하나가 저거다.
저 무덤은 기원전 18~12년 로마 귀족 가이우스 케스티우스Gaius Cestius[가이유스가 본래 발음에 가깝다. 성 또한 흔히 지금은 세스티우스라 한다.] 시신 안치용으로 건설된 것으로 그래서 세스티우스 피라미드Pyramid of Cestius라 일컫는다.
바닥 각 변 길이 29.6미터, 높이 37미터이 이르는 이 건축물은 원래의 대리석 외장을 그대로 유지하니 뺀질뺀질하다.
이 무덤이 저리 잘 보존된 까닭은 서기 3세기 아우렐리아누스 성벽Aurelian Walls에 통합되어 방어 구조물 중 하나로 들어간 까닭에 손을 대지 못한 것이다.
첨부사진 앞 장면에는 그 성벽 흔적 일부가 남았으며, 아래 근대기 그림을 보면 성벽 일부로 피라미드가 포함됐음을 본다.
로마산책 (1) 이집트를 탈출한 세스티우스 피라미드(Pyramid of Cestius)
쥐어 뜯기기 전 피라미드 본래 모습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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