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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화재현장

이스탄불 결의, 그 선언의 의미는?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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막판에 이르면 대체로 맥이 빠지는 법이다.

귀국 날짜가 코앞에 다가오니, 다들 기진맥진이라,

마지막 기항지 이스탄불은 그런 데로 자칫 애들한테 각인하지 않을까 싶다.

애들도 놀란 대목은 이곳 물가.

살인적이다.




아들놈은 "터키 경제가 그리 안 좋아?"하고 묻는다. 낸들 알 리가 있나?

그만큼 고물가에 애들까지 놀란다.

쑥쑥 꺼져가는 통장 잔고를 보여줘서 그런가?

이 놈들도 마침내 돈에 민감한 모습을 보이지 시작했는데

지금까지 오늘도 술탄 아흐메트 광장에서 하기아 소피아 바라보며 애들한테 외쳤다.




"우리는 뭐? 누구의 노예? 돈의 노예가 되어야 한다.

살아가면서 가장 중요한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가 건강이요 둘째가 돈이니라.

돈만 있어 봐라, 안 되는 일 없다. 그래서 우린 돈의 노예가 되자."

하니 애들도 키득키득 웃으면서도, 아부지 이모부 말씀 옳다 연신 맞짱구 친다. 

어젯밤에 로마서 도착하고서 여장을 풀었으니 실상 오늘이 이스탄불 첫날이라,

마침 에어비앤비로 잡은 숙소가 이스탄불이라 하면 으레하는 그곳, 저 술탄 아흐메드 광장 바로 아래라 

실상 이스탄불이라 하지만 이 일대가 그 절반 아니겠는가?




하기아 소피아가 있는 데니, 이곳은 터키 여행 성지일 뿐만 아니라 유럽 여행에서 빠지지 않는 데라 한국 관광객이 역시나 바글바글했다. 

뭐 고국은 이런저런 일, 특히 탄핵 사태 여파로 뒤숭숭하다지만, 그건 그거고,

그거랑 관계없이 사는 사람이 훨씬 더 많다는 사실을 하시라도 잊어서는 안 된다.

하기아 소피아는 내일 예약을 해 놓은 마당이라,

또 막판이라 크게 욕심낼 때가 아니어서 오늘은 저 성당을 필두로 터키 여행 성지라 할 이 일대를 어슬렁어슬렁하며 돌아봤으니,

저네가 좋아할 그랜드바자르 또한 빠뜨릴 수는 없었다.

바자르는 역시나 그 규모, 방대함에 애들이 놀란 듯한데,

그러니 쇼핑에는 환장하는 저들이라 해도 처음이라 그래서인지 어리둥절하는 바람에 지름신이 내리지 아니해서 구경만 하고 카드를 긋지는 않았으니 오늘 작전은 일단 성공한 셈이다.

하지만 이는 임시방편이라, 내일이면 아마 지들이 알아서 저 바자르 휘젖고 다니고 있을 가능성 99%다.

저놈들을 일일이 따라다니며 감시하기엔 내가 너무 피곤한 까닭이다.




물가 이야기가 나왔으니, 오늘 유료 관람은 예레바탄 사라이, 곧 로마시대 그 유명한 지하 물창고, 메두사가 대가리를 거꾸로 쳐박은 기둥으로 유명한 그곳을 들어갔으니,

셋 합친 입장료가 2천700리라, 우리돈 11만원이라는 데 애들이 기겁했다.

뿐만 아니라 생필품 전반이 기절할 정도로 고물가였다. 

애들한테까지 경각심을 줄 정도였으니, 이러다 세상 망하는 게 아닌가 싶다.

그래서 더더욱 우린 돈의 노예가 되자 이스탄불 결의를 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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