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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보스포러스 해협 마주하며 저주 받은 한반도를 다시금 떠올리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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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국발 소식 중에 한파가 빠지지 않으니, 하긴 지금 한창 그럴 때라, 다시금 저주 받은 한반도를 생각한다.

참말로 한민족은 불쌍하기 짝이 없으니, 봄이면 가뭄으로 고생하다, 그 고비 지나자마자 무더위에 시달리며,

그 고비를 겨우 넘기면 태풍에 온 산하가 박살나곤 하며, 겨울이면 이런 한파를 견뎌내야 하니 이렇게 불쌍한 민족이 있을까 싶기도 하다.

흔히 이런 민족을 일러 강인하다 하지만, 글쎄 강인할까?

그렇다고 우리 민족이 언제 흉노나 동호나 게르만이나 탁발선비, 바이킹처럼 용맹했던 적 있을까? 찾아보면 없지 않나?

그보단 안쓰럽기 짝이 없어 이런 고난을 견디고도 살아남은 그 질김을 상찬하곤 하지만, 질긴 것일까?

그러면서 한창 욱일승천하다 포말처럼 사라진 저들 거대 제국을 이야기하나, 그들이 진짜로 사라진 것일까?

다른 모습으로 형해화하거나 변신했을 뿐 아닐까?

하긴 꼭 우리만 이런 것이 아니어서 이웃 중국 역시 모질기 짝이 없어 장강 유역이 질퍽한 문화라면 황하 유역은 건조하기 짝이 없는 모래바람 문화라

일본은 어떤가 하면 우리의 저것들에 견주어 북부는 한파와 설국 문제가 있고, 또 그에 더해 우리는 좀체 겪기 힘든 지진 화산까지 겹치니,

이걸 보면 우리보다 더 더러운 환경을 딛고선 민족이 일본과 중국이다.

그에 견주어 이 지중해 에게해 중심 유럽 말이다.

물론 장기거주에서 비롯하는 결론이 아니라, 잠깐씩 경험하는 그 일천함에서 도출한 임시방편하는 생각이라 한계는 몹시도 크기는 하겠지만

한반도랑 같은 위도, 외려 그보다 더 높은 데 정좌함에도 이 한겨울에도 좀체 영하로 기온이 떨어지는 일 없으니, 그런 점에서는 분명 축복받은 자연환경이다.

물론 이에서도 우리가 생각하지 못하는 장애가 무수하겠지만, 이 겨울 한파만 해도 얼마나 중요한가 하면 난방비 차이를 불러온다.

우리는 한파를 살아남고자 발악을 해야 했으니, 그를 위해 온돌과 구들을 개발했지만, 그 온돌 구들은 환경파괴를 불러와 온 산하를 천둥벌거숭이로 만들었고,

그 온돌이 축출되고 나서 현대화한 지금은 온통 기름 가스에 의지해야 하는 모진 삶을 산다. 

그런 현대 세계가 펼쳐지자 이런 한민족이 꿈꾼 유토피아 중 하나가 산유국이었으니,

우리도 산유국 되겠다는 욕망은 많이 가라앉기는 했지만, 하도 당해서 그렇지, 왜 그 꿈이 그냥 사라지겠는가? 

나 어릴 적만 해도 지금도 생생히 기억하지만 포항 앞바다인지 석유가 나왔다는 소식이 있었으니, 그만큼 그 열망은 컸거니와, 이 점에서도 분명 한반도는 저주받은 땅이다. 

이곳 지중해 에게해라면 10원으로 충분한 난방비를 우리는 100만원 1천만원을 쏟아부어야 하니 말이다.

물론 그에 따른 다른 산업 유발 효과도 있을 테지만, 이들이라면 신경쓰지도 아니해도 될 그런 데다가 힘을 쏟아야 하니 

이는 백미터 달리기로 치자면 저들은 100미터 지점에서 출발하는데 견주어 우리는 150미터 후방에서 출발하는 꼴 아니겠는가?

이런 한탄마다 매양 결국 우리를 상찬하는 결론을 도출하기 마련이라, 그런 간난 역경을 딛고서도 저 불쌍한 민족이 예까지 와서, gnp가 이미 g7에 육박했니 마니 하며 위대한 한민족을 외치지만

나는 볼수록 안쓰러워 죽겠다.

이 안쓰러움은 누구도 아닌 나 자신을 향한다. 

나는 내가 몹시도 안쓰럽다.

이젠 쉬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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