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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하기아 소피아, 우리를 성찰케 하는 우리의 문화유산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 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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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스탄불과 터키를 넘는 그 무엇한 상징성을 지닌 하기아 소피아 Hagia Sophia 는 위선 이칭이 적지 않아 적지 않은 혼란을 외부세계에 야기하기도 한다.

터키 현지에서는 아야소피아Ayasofya라 부르기도 하는데, 이는 곧 고대 그리스어 Ἁγία Σοφία에서 비롯하는 말로써

이를 로마나니즈화하면 H는 묵음이라 이에서 하기아 소피아와 아야 소피아라는 각기 다른 듯이 보이는 변종이 발생한다.

저를 라틴어로는 산타 사피엔차Sancta Sapientia라 하니, 이는 '성스런 지혜 Holy Wisdom'라는 뜻이라,

이에서 우리한테 익숙한 성 소피아 성당이라는 직접 뿌리가 된다.




현재 터키 정부가 부여한 공식 명칭은 하기아 소피아 그랜드 모스크 Hagia Sophia Grand Mosque,

터키어로는 아야소피아이케비르 카미이 제리피 Ayasofya-i Kebir Cami-i Şerifi라 한다는데, 뭐가 이리 복잡한지 모르겠다.

이 하기아 소피아가 단연 화제로 다시 떠오른 시점은 2010년대 이후였으니,

여러 논의 혹은 제안을 거쳐 2020년 7월 10일, 터키 국가위원회 Council of State는 하기아 소피아를 박물관으로 전환한 1935년 각료회의 결정을 국무회의를 통해 무효화하는 한편,

하기야 소피아는 모스크 이외의 "다른 목적"으로 사용될 수 없으며 하기아 소피아는 국가의 소유라고 선언하고 파티흐 술탄 메흐멧 한 재단 Fatih Sultan Mehmet Han Foundation 재산으로 귀속했다. 





이는 터키 건국의 아버지 무스타파 케말 아타튀르크 Mustafa Kemal Atatürk가 1935년, 이 건축물을 박물관으로 개조한 조치를 85년 만에 뒤집은 것이다. 

이를 두고 외부 세계, 특히 세계유산 업무를 관장하는 유네스코와 기독교계에서는 반발이 극심했다.

이 성전은 유네스코 세계유산이면서, 애초에는 성당으로 건축되고 기능하다가 오스만 투르크가 비잔틴 제국을 제압하고 콘스탄니노플을 점령하고 주인이 되면서 모스크로 바뀌었다. 





그에 따라 변화 역시 극심했으니, 서기 532년 2월 23일 유스티니아누스 1세 황제 명령에 따라 건설이 공포되고

537년 12월 27일 화려한 준공식과 함께 개관한 이 성전이 천오백년을 그냥 그대로 내려왔겠는가? 

무수한 땜질과 개보수가 있었음은 말할 나위가 없고, 그 시대 요구에 따라 적지 않은 개조가 이뤄졌다. 

특히 무슬림 지배하에서 모스크로의 개조는 급격한 변화를 불러와서, 그 전형하는 표식인 사방 첨탑도 그 이후 보강된 것들이라, 기독교 성전의 흔적은 돔 정도만 남았을 뿐이니




이런 장구한 변모는 우리 문화재 현장에서도 적지 않은 시사를 주거니와,

여전히 한국문화재 현장을 방황하는 거대한 유령 원형이 얼마나 허황한 개념임을 실증으로 보여준다 하겠다.

저 장구한 역사에서 무엇을 원형으로 삼을 것인가?

원형이라는 개념 자체가 어불성설이며, 따질 수도 없음을 단박에 안다.




뮬론 저들과 우리는 역사적 내력에서 적지 않은 차이가 있다.

저네는 기존 건물, 것도 실상 일부에 지나지 않지만, 저런 식으로 시대 사명에 따라 기존 건물을 다른 용도로 끊임없이 전용해서 오늘에 이르지만,

목조건축 중심인 한국에서는 그런 내력을 지닌 건물 자체가 매우 드물어 비교 대상이 되기에는 저어됨이 있다.




그럼에도 같은 불교 건축이라 해도, 세월의 끊임없는 변화와 더불어 그 자체 변화를 거듭했으니, 개중에서 도대체 무엇을 끄집어 내어 원형이라 삼을 것인가?

애초 성립 자체가 불가능한 허상이다.

함에도 이 원형은 끊임없는 폭력의 성전이 되어 군림했다.

원형을 훼손했다 하는 말 많이들 들어봤을 것이다.

원형이 있다한들, 그것이 어찌 백년이 흐르고 천년이 흘러도 같은 모습을 유지해야 한단 말인가?

그것이 문제가 되자, 근자에는 무형문화재를 중심으로 원형이라는 말을 없애고 전형이라는 말을 대신 도입하기도 했지만,

이 전형이라는 말도 실은 문제투성이다.




원형에 견주어 한 발 선진한 개념임은 분명하지만, 전형?

기독교 성전에서 모스크 성전으로 변화는 그럼 뭐라 부른단 말인가?

이것도 전형이란 말인가?

같은 종교 건축이며 같은 종교 성전이라는 이유로?

그렇다면 그것이 박물관으로 변한 1935년의 일은 무엇이라 불러야 하는가?

이것도 전형일까? 




나아가 그것이 다시 85년이 흘러 모스크로 환원되었다 하지만 이것이 진짜 환원일까?

아니면 다른 변화일까?

나는 다른 변화로 본다.

모스크라는 같은 말을 썼다 해서 지금의 모스크 하기아 소피아가 오스만 투르크 시대 그 모스크로 돌아갈 수는 없다.

21세기 모스크인 것이지, 그것이 어찌 오스만시대 모스크이겠는가?




2020년 무렵 저 성당 혹은 모스크가 다시금 인구에 회자할 때, 박물관이 모스크로 변화했다 하지만,

실상 그 소식에 그곳이 그 이전까지 박물관이었음을 아는 사람은 몇이나 될까?

저쪽 업무를 관장하는 몇 사람 빼놓고는 다 같은 반응이었다.

"저게 박물관이었어?"

나 역시 그랬다. 박물관인 줄은 그때 처음 알았다.

그냥 성당 유산으로만 알았지 그것이 박물관인 줄은 꿈에도 몰랐다. 




그런 건축물이 느닷없이 박물관에서 모스크로 바뀐다 하는데, 실은 어안이 벙벙했다. 

하기아 소피아는 이런 성찰들을 주는 곳이다. 

단순히 외국 어느 저명한 역사유적? 성전?

이런 층위를 넘어 우리를 성찰케 하는 우리의 거울이기도 하다. 

따라서 저 유산은 우리의 유산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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