잉글랜드 프리미어리그를 호령한 알렉 퍼거슨이 맨체스터유나이티드를 이끌던 시절에 크리스티아누 호날두를 두고 한 말이던가?
팀보다 위대한 선수 없다.
딱 이 상황에 해당하는 우리네 문화재 현장이 공립박물관이다.
이 공립박물관이 처한 여러 녹록치 아니한 사정은 내가 입이 닳도록 이야기했거니와,
그 무엇보다 나는 그것을 받침하는 법과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고 촉구했다.
특히 관련 학계를 향해서는 어줍잖은 정치경제계 흉내낸답시며 조찬세미나니 하는 짓거리할 때가 아니라
공립박물관 근간을 흔드는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말을 주구장창했다.
어찌 이 문제가 한두 사람 개인기로 해결될 문제란 말이던가?
하지만 그런 움직임을 박차고 일떠서 나서야 하는 사람들이 모조리 출신 성분을 보면 국립이라는 단물이라는 단물을 쪽쪽 빨아먹은 사람들이라,
그 달디단 즙만 쪽쪽 빨아먹던 사람들이 어찌 저런 일에 선뜻 나서겠는가?
그네들 양태를 보면 대체로 각종 모임 만들어 숫자놀음 일삼으며 조찬기도회니 박물관 탐방이니 해서 지들이 무슨 문화귀족이나 된 양 개똥폼 잡는 일에만 관심 있다는 데 내가 보는 심각성이 있다.
그렇다고 저 공립박물관 종사자들이라 해서 정신 제대로 박힌 사람 몇이나 되는가?
그 말도 안 되는 개똥폼 내는 자리에 줏대도 없이 나가서는 그에 부화뇌동하는 얼빠진 사람이 많다는 데 내가 보는 더 큰 심각성이 있다.
팀보다 위대한 선수 없다.
작금 그런 대로 돌아간다는 공립박물관들 보면 한결하는 특징이 있는데, 관장 개인기에 의존한다는 점이 그것이다.
내 주변에는, 그리고 내 나이가 딱 그런 때라, 내 동년배로 저런 공립박물관장을 하는 이가 많다.
그런 공립박물관장들 볼 때마다 나는 안쓰러워 죽을 지경이다.
인력 예산 빤한 그 판국에 그거 하나 쥐어 짜내서 뭘 바꾸고, 몸 팔아 와 주십사 해서 각종 행사 준비하고 하는 모습 보면 안쓰러워 죽을 지경이다.
하지만 그런 조직은 그런 관장이 떠나면 말짱 도루묵이다.
언제까지 그 관장 자리에 저런 헌신하는, 곧 내 몸 바스라지게 바쳐서 내 몸 망쳐가며, 또 아주 자주 내 돈까지 써가며 하는 그런 사람이 오겠는가?
예서 팀은 법과 제도이며, 선수는 관장이다.
공립박물관 족쇄를 채우며 그 존립기반까지 갉아먹는 박미법을 필두로 하는 법률은 시급히 개정해야 하며,
그런 개정 움직임은 하루이틀 노력으로 될 수도 없으며, 그런 일은 한두 사람이 개인기로 할 수 있는 일이 아니다.
오직 집단의 이름으로, 떼거리의 힘으로, 여론이라는 힘으로 밀어부쳐야만 겨우 빛이 보이기 시작하는 일이다.
공립박물관?
언제까지 관장 개인기에 기대어 연명을 한단 말인가?
그 존립을 위해하는 모든 책동을 분쇄하러 나설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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