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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건축물이 살아남기 위한 제1 조건은 우연, 그다음은 재활용성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1. 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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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차 이야기했지만, 로마에는 로마가 없다.

우리가 보는 로마는 근현대 로마다. 

로마시대 로마?

더욱 구체로는 475년 서로마제국 멸망 이전 로마 공화정이나 로마제국시대 유산이라고는

뼈다귀만 남은 콜로세움과 만신전이라는 판테온, 영묘靈廟라는 산탄젤로 이 정도다. 

나머지 로마는? 모조리 고고학 발굴을 통해 땅속에서 노출된 것들이다. 

그 막강했던 치르코 마시모라는 벨로드롬도 그곳이 경기장이었다는 희미한 흔적만 남기고 모조리 사라졌으며,

나보나광장 역시 그곳을 장식한 벨로드롬은 흔적도 없이 명멸하고 말았다.

위대한 유산?

그딴 게 어디있단 말인가?

그나마 살아남은 것들은 그것이 위대해서이겠는가?

문화재라는 개념도 없던 시절에 어떤 누가 미쳤다고 역사를 보존하겠다며 그것들을 보존했겠는가? 

건축물 자체 만드는 기술이 뛰어나서?

제아무리 뛰어난들 그것이 쓸모없다고 판단한 순간 사라짐은 순식간이다.

쓸 만한 재목들은 모조리 빼어가서 딴 공사하는 데 쓰면서 그렇게 스러져 갔다.

위대한 유산은 없다. 그것은 우연의 소산이었을 뿐이다. 

그렇다면 어찌하여 저 일부는 살아남았까?

재활용성 때문이다.

애초 목적 혹은 용도와는 다른 용도로 전환되었기 때문이다.

그것이 가능했기에 살아남았다. 

판테온?

기독교 등장 혹은 확산 이전에 만신전 형태로 등장하는 그것은 로마가 이후 기독교화하면서 그 전당으로 변화하면서 살아남았다.

왜?

기독교에서도 이것처럼 좋은 전당 건축물이 없었기 때문이다.

손 안 대고 코 푼 격이라 이런 건축물을 남겨준 선조들이 얼마나 고마웠는가?

그래서 살아남았다. 
 

하기아 소피아



성 소피아 성당.

이는 처음에는 기독교 전당으로 화려하게 역사의 전면에 등장했다가 훗날 오스만투르크가 새로운 주인이 되면서 그것을 모스크로 바꾸어 살아남았다.

기존 성당 건축에다 이곳이 모스크임을 상징하는 첨탑 몇 개 덧붙이니 그것이 곧 모스크였다.

그래서 살아남았다. 

그 자체 위대한 유산은 없다.

그것이 남은 이유는 오직 우연이 작동했을 뿐이며, 그 우연이 용도와 결합할 때 그때 비로소 막강한 생명력을 지녔을 뿐이다.

그러니 저들 유산을 선전하는 문구, 화려한 수사는 모조리 거짓말이다.

권위있는 전문가? 학자? 그네들이 써놓은 말들은 처음부터 끝까지 사기행각이다. 

새로운 통찰력을 제공해?

웃기는 소리다. 
 

 

석굴암이 위대해?

그렇게 위대해서 백년 전만 해도 이 모양 이 꼴이었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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