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고고학 전문을 표방한 박물관들을 가 보면 주로 무덤이나 동굴 같은 데서 나온 동물뼈들을 잔뜩 전시해 놓고선
이게 개뼈니 곰뼈니 호랑이뼈니 곰뼈니 하는 딱지를 붙여놓은 모습을 많이 본다.
솔까 나는 믿어주는 척 할 뿐이지 안 믿는다.
동물고고학이라 해서 이쪽을 전문으로 공부하는 사람들이 나오기는 했지만, 솔까 안 믿긴다.
왜?
당시 학문 사정을 고려한다 해도 DNA 분석에 기반한 그런 동정이 아닌 까닭이다.
이쪽을 잘 안다는 사람들이야 한 눈에 봐서 잘 안다 하겠지만, 이게 선사로 거슬러 올라갈수록 멸종한 동물이 많아 이럴 때 전적으로 기대야 하는 것은 오직 DNA가 있을 뿐이다.
DNA 분석이 문화재 현장에 제대로 적용되기는 내 기억에 국립문화재연구소, 지금의 국립문화유산연구원이 나주 복암리인지 뭔지 뼈다구 분석이었다.
그걸 기반으로 그때 내 기억에 근친혼이니 뭐니 떠들었다고 기억한다.
그게 불과 30년 전인가 20년 전인데, 그새 유전학은 장족의 발전을 이룩해서 그때는 웬간한 뼈다구는 DNA 검출도 못할 때였지만 요새야 그런가?
생각도 못한 데서 DNA를 뽑아내는 시대다.
그래서 내가 현역 기자시절에 혼자만의 생각이었지만, 국과수를 고고학 현장에 끌어들여야 한다고 했다.
이걸 본격으로 추진해 볼까 하다가 그만두고 말았으니, 이걸 나는 지금에 와서 후회한다.
그때 끌어들였어야 했다.
10년 전에 그랬다면 지금 우리는 풍부한 유전학 관련 정보를 구축했을지 모른다.
기존에 발굴된 뼈들은 발굴자와 처리자에 의한 오염 우려가 많기는 하지만, 이 오염 우려도 요새는 피해가는 방법을 저 유전학은 터득한 것으로 안다.
한성백제박물관인가?
거기는 몽촌토성 팠더니 각종 동물뼈를 비롯한 유기질이 잔뜩 나와서 이제 우리도 고고과학 제대로 해보겠다고 선언하기는 했지만,
그 고고과학도 방법이 여러 가지겠지만 DNA를 뺄 수 없다.
풍납토성에서 말뼈 나왔다.
몽촌에서도 말뼈 나왔다.
지금까지 우리 후진하는 고고학은 그게 말뼈라는 것으로 만족했지만 이제 새로운 시대 유전학은 그 말이 어떤 품종인지, 그 털색은 무엇인지를 밝혀내야 한다.
혹 아는가? 지금은 인간 얼굴을 복원하지만, 저걸 토대로 말 대가리를 복원할 날이 없으리라 누가 보장하겠는가?
보다시피 나는 얼치기다.
이런 얼치기라 해서 내가 모른다는 말로 물러설 수는 없다.
이런 얼치기가 외려 제대로 문제 핵심을 뚫는 법이다.
동물뼈?
가능한 모든 뼈는 DNA 분석해야 한다.
아마 하고 있겠지만, 월성에서 나온 사람 뼈다귀 개뼈다귀도 이제 남자다 여자다 젊은이다 늙은이다 이딴 거지 같은 논의 집어치울 때다.
그것이 사냥개인지, 사냥개라면 품종은 뭔지?
그것이 어디에서 비롯했는지 등등 DNA로 밝혀내야 한다.
저 정도면 dna 뽑아낸다.
이참에 모든 강아지는 다 뽑아야 한다.
이런 일 하라 국민이 월급준다.
'문화재현장' 카테고리의 다른 글
베네치아, 절박이 만든 도시 (1) | 2025.04.26 |
---|---|
과학의 전당은 개뿔, 숨 막혀 죽다 나온 런던 자연사박물관 (0) | 2025.04.25 |
바이킹선 용머리? 장식물 (1) | 2025.04.24 |
조각상도 삼키고 그 흔적만 남긴 베수비오산 (1) | 2025.04.24 |
그리스가 구사하는 고고학 전시방식 (1) | 2025.04.23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