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로마 판테온Pantheon은 우리가 흔히 대하는 각도랑 다른 시선에서 포착한 장면이다.
아마 이 일대에는 드론을 띄우지 못할 텐데 이런 건 관계 당국에서 홍보용으로 촬영하지 않았나 싶다.
이 판테온은 유사 상품이 많다.
하도 유명하니 너도나도 베껴갔다.
언어권별 표기가 약간 다르지만 저 분이 원조 격이다.
원조 삼겹살 원조 감자탕 할 때 그 원조 말이다.
파리에도 저걸 흉내낸 건물이 있으니 저쪽은 코맹맹이 소리가 나니 팡테옹이라 한다.
로마엔 로마가 없다.
2천년 전, 더욱 정확히는 이미 1천500년 전에 망한 로마가 남긴 무슨 흔적이 제대로 남았겠는가?
콜로세움? 다 쥐어 뜯기고 쥐포 몇 모타리 남았을 뿐이다.
로마는 전부 사라졌거나 지하에 쳐박혀 있다.
지상으로 노출된 몇 안 되는 로마시대 유산 중 하나가 저 판테온이다.
이름하여 만신전萬神殿.
온갖 신이라는 신은 다 모신 곳으로 건설되었다.
한데 저것이 어찌 살아남았을까?
첫째 재료 측면에서 콘크리트라 상대적인 안전성을 담보했다.
둘째 딱 보니 쓸 만했다.
그래서 로마를 점령한 권력마다 지들 입맛대로 다 리모델링해서 다시 썼다.
기독교 시대가 되어서는 그 성서로 썼다.
지지대가 없는 콘크리트 돔이다.
거의 2천 년 동안 이어져 온 고대 공학 정수를 보여준다?
이딴 개사기성 선전문구가 요란한데 거짓말이다.
피라미드 봐라.
다 쥐어뜯기도 앙상한 잔해만 남았다.
고대공학 정수?
웃기는 소리다.
서기 125년 무렵 아드리아누스 황제가 건설한 지금의 돔 기본은 기원전 27년 마르쿠스 아그리파가 세운 신전 기초 위에 들어섰다.
암튼 기적으로 살아남아 지금은 이곳저곳에서 마구잡이로 베껴가는 원조가 되었다.
그런 말 있잖은가?
이기는 놈이 강한 게 아니라 살아남은 놈이 강하다고.
딱 그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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