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NEWS & THESIS

[스톤헨지 패러독스] (4) 문화재주의와 환경주의가 결합한 역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7. 24.
반응형

문화재 보존운동과 환경운동은 결이 무척이나 다르면서도 같은 지점이 있으니, 이것이 같은 지점에서 상호 이익에 따라 결합할 때 어떤 현상이 나타나는지 가장 극단하는 보기가 스톤헨지 주변 도로 변경 계획을 둘러싼 작금 논란이 그것이다.

이 일에서 둘은 내가 보기에는 출발은 다른데 그 목적하는 바는 같아서 결합한 양상을 보이는데 그런 물리적 결합이 현재까지는 그들이 목적한 대로 스톤헨지 그 자체의 위험에 처한 유산 목록 등재를 목전에 두기에 이르렀다.

이 일은 향후 진행 방향에 따라 세계유산 목록에서 삭제될 수도 있는 길을 연다. 

나는 이것이 역설이라 본다. 왜 그러한가? 
 

1906년 스톤헨지 주변 항공 사진. 위쪽을 보면 지금의 A303 도로가 관통함을 본다.

 
영국 정부가 발표한 스톤헨지 주변 일대 도로 개선 계획은 누가 봐도 지금 꼬라지 보다는 훨씬 낫다.

지금 스톤헨지 주변은 개판도 이런 개판이 없다.

그곳에서 불과 165미터 떨어진 지점을 지나는 A303 국도는 편도 1차선에 지나지 않은 데다 교통량은 열라 많아 특히 여름 휴가철에는 차량으로 범벅이다.

그에 따른 다른 문제, 예컨대 오염은 말해서 무엇하겠는가?

영국 정부는 이걸 뜯어고치거나 개선하겠다면서, 인접 구간은 지하터널화하고, 도로는 현재보다 좀 더 먼 지점으로 이격하며, 무엇보다 도로 폭을 편도 2차선으로 확대하겠다는 것이다. 

한데 이것이 스톤헨지와 그 주변 경관을 해칠 위험이 크다면서, 문화재운동가그룹과 환경보호운동그룹이 힘을 합쳐 반대하고,

그런 반대 움직임은 마침내 유네스코와 그 자문기구인 이코모스까지 움직였으니,

저 계획을 빌미로 유네스코는 이제 막 인도 뉴델리에서 개막한 제46차 세계유산위원회 회의에서 스톤헨지를 위험에 처한 유산 목록에 올리겠다는 협박 강도를 한창 높이고 있다.

현재의 스톤헨지와 변화할 스톤헨지 두 가지만을 단순 비교해 어느 쪽이 위험유산 목록에 올라야 한다고 묻는다면 당연히 지금의 스톤헨지가 위험유산 목록에 올라야 한다.

그만큼 지금 꼬라지는 말도 아니기 때문이다. 

한데 이런 지금의 스톤헨지를 두고서는 아무 말이 없다가, 그걸 저렇게라도 고쳐보겠다고 하니, 그 계획을 빌미로 위험에 처한 유산 목록에 등재한다?

이처럼 웃기는 코미디도 없다.

그래서 나는 이번 사태를 스톤헨지 패러독스로 부르는 것이다. 
 

1928년 A303 도로가 관통하는 스톤헨지

 
하긴 뭐 이코모스 저 놈들이라 해서 그 출발 혹은 그 구성원 면면을 보면 꼴동 문화재주의자, 꼴통 환경주의자니 저들이 어찌 다른 목소리를 내겠는가.

대한민국이나 저쪽이나 꼴통은 어쩔 수 없다. 

다음호에서는 이런 개발이 안 된다며 내세우는 고고학의 궤변들을 살펴본다. 

 
*** previous article *** 

 
[스톤헨지 패러독스] (3) 죽쑤어 개도 못준 터널 계획안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