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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itime archaeology

코스타리카 해저 '해적' 난파선은 1710년 덴마크 노예선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5. 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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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스타리카에서 수 세기 전 '해적' 난파선, 1710년 덴마크 노예선으로 확인. 덴마크 국립박물관의 해양 고고학자 안드레아스 칼마이어 블로흐가 코스타리카에서 발견된 난파선 중 하나를 살펴보고 있다. Credit: Jakob Olling

 
Centuries-old ‘pirate’ shipwrecks in Costa Rica identified as 1710 Danish slave ships

코스타리카 해저 '해적' 난파선은 1710년 덴마크 노예선

이전까지 오랫동안 잘못 식별된 두 척 난파선이 마침내 18세기 덴마크 노예선Danish slave ships으로 최종 확인되어 코스타리카 및 덴마크 해양 역사의 한 장을 새롭게 썼다.

수십 년 동안 카우이타 국립공원 Cahuita National Park 인근 얕은 바닷물에 정박해 있던 이 난파선들은 해적선pirate ships으로 간주되었다.

하지만 덴마크-코스타리카 연구팀의 새로운 과학 분석 결과, 이 배들은 실제로 1710년 대서양 노예 항해 중 침몰한 덴마크 서인도 회사 Danish West India Company 소속 선박인 프리데리쿠스 콰르투스(Fridericus Quartus)와 크리스티아누스 퀸투스(Christianus Quintus)로 드러났다.

이 발견은 2023년 덴마크 국립박물관이 바이킹선 박물관, 남부 덴마크 대학교, 코스타리카 국립박물관, 그리고 NGO Centro Comunitario de Buceo Embajadores y Embajadoras del Mar와 같은 지역 단체들과 협력하여 수중 발굴을 통해 확인했다.

해양 고고학자들은 난파선에서 선박 목재, 벽돌, 네덜란드산 점토 파이프 샘플clay pipes을 회수했다.

연륜 연대 측정법dendrochronological (tree-ring) dating을 이용한 목재 분석 결과, 이 참나무는 발트해 서부, 특히 덴마크의 슐레스비히홀슈타인Schleswig-Holstein 또는 스카니아Scania에서 유래했으며 1690년에서 1695년 사이에 벌목된 것으로 밝혀졌다.

목재는 또한 검게 그을려 있었는데, 이는 프리데리쿠스 콰르투스가 불에 타 침몰했다는 역사 기록과 일치한다.
 

코스타리카에서 수 세기 전 '해적' 난파선, 1710년 덴마크 노예선으로 확인 해양 고고학자 안드레아스 칼마이어 블로흐가 코스타리카에서 난파선 발굴 과정을 기록하고 있다. Credit: John Fhær Engedal Nissen, The National Museum of Denmark


2015년, 미국 해양 고고학자들이 난파선 근처에서 노란색 벽돌을 발견하면서 획기적인 진전이 이루어졌다.

이후 플렌스부르크 벽돌 Flensburg bricks로 확인된 이 벽돌은 18세기 덴마크와 그 식민지에서만 발견된 독특한 덴마크 건축 자재였다.

남부 덴마크 대학교 카레 룬드 라스무센Kaare Lund Rasmussen 명예교수는 점토 분석을 통해 이 벽돌이 플렌스부르크 피요르드Flensburg Fjord 인근 생산 중심지였던 일러 스트란드Iller Strand 또는 에게른순Egernsund에서 유래했음을 확인했다.

덴마크 국립 박물관 해양 고고학자이자 연구 교수인 다비드 그레고리David Gregory는 성명을 통해 "분석 결과는 매우 설득력이 있으며, 이 두 척의 덴마크 노예선 난파선이라는 사실에 더 이상 의심의 여지가 없다"고 밝혔다.

"벽돌은 덴마크산이며, 목재도 마찬가지다. 목재는 화재로 인해 그을리고 검댕이 묻어 있다. 이는 선박 중 하나가 불에 탔다는 역사적 기록과 완벽하게 일치한다."

프리데리쿠스 콰르투스와 크리스티아누스 퀸투스는 덴마크 서인도 회사가 운영한 대서양 노예 무역에 덴마크가 기여한 두 선박이다.

영국이나 포르투갈보다 규모는 작았지만, 덴마크는 17세기부터 18세기까지 12만 명이 넘는 아프리카인 노예를 서아프리카에서 덴마크령 서인도 제도Danish West Indies(현재의 미국령 버진아일랜드Virgin Islands)와 유럽으로 이송했다.

코스타리카에서 수 세기 전 '해적' 난파선 발견, 1710년 덴마크 노예선으로 확인 덴마크 국립박물관의 해양 고고학자이자 연구 교수인 다비드 그레고리가 코스타리카 해저에 쌓인 벽돌을 살펴보고 있다. Credit: Jakob Olling

 
역사 기록에 따르면 두 척의 배가 가나에서 덴마크 식민지 세인트 토마스 St. Thomas로 항해하던 중 프리데리쿠스 콰르투스에서 반란이 일어났다.

반란은 실패로 끝나고 반란 지도자가 잔혹하게 처형되었지만, 이 사건으로 크리스티아누스 퀸투스는 같은 불안을 겪지 않기 위해 자매선에 동행하게 되었다.

항해 시간이 너무 길어지고 식량이 부족해지자 선원들은 절박해졌다.

선장들이 수백 명 노예를 풀어주고 식량을 나눠주기로 합의하면서 반란은 간신히 피했다.

약 600명 노예가 코스타리카 해안에 도착한 것으로 보인다.

얼마 지나지 않아 프리데리쿠스 콰르투스에 불이 붙었고, 닻을 잃은 크리스티아누스 퀸투스는 거센 파도에 시달렸다.

카우이타 앞바다 난파선은 그 상태가 너무 나빠 오랫동안 해적 전투의 잔해로 여겨졌다.

"오랜 작업이었고, 도중에 거의 포기할 뻔했다"고 발굴을 공동 지휘한 덴마크 국립박물관 해양 고고학자 안드레아스 칼마이어 블로흐Andreas Kallmeyer Bloch는 말했다.

"하지만 이번 발굴은 내가 지금까지 참여한 고고학 발굴 중 가장 놀라운 작업이었다. 지역 주민들에게 큰 의미가 있을 뿐만 아니라, 덴마크 역사상 가장 극적인 난파선 중 하나였고, 이제 우리는 정확히 어디에서 발생했는지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이 프로젝트는 덴마크 국립박물관의 새로운 해양 연구 프로그램인 뇨르드(Njord)의 일환으로, 전 세계 덴마크 난파선을 탐사하는 일을 목표로 한다.

코스타리카 난파선 신원이 확인됨에 따라, 이번 발굴은 덴마크의 식민지 시대와 대서양 노예 무역의 지속적인 유산에 대한 중요한 정보를 제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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