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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마이크와 이벤트, 유홍준을 연동해야 하는 두 키워드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5. 7.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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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홍준과 함께해야 하는 사람들은 이 두 가지 키워드만 기억하면 일하기 쉽다. 

비단 그가 수장인 국립중앙박물관과 산하 국립지방박물관 직원들 뿐만 아니라, 간접으로 그를 경험해야 하는 사람들도 마찬가지다.

첫째 마이크.

마이크 열라 좋아한다. 오죽하면 내가 그의 문화재청장 재임 시절에 '마이크 청장'이라는 별명을 붙여줬겠는가? 

자칭 한국 3대 구라라 하면서, 유구라를 자칭하거니와, 나머지는 2대 구라 중 한 명이 소설가 황석영임이 확실한데, 나머지 한 명은 내가 언뜻 기억에 나지 않는다.

구라쟁이는 말이 많다. 또 그런 말은 항상 마이크 힘을 빌려야 한다. 왜? 그래야 빛이 난다 생각하니깐 말이다. 

그가 난생 처음 공직에 진입한 문화재청장 임명 직후 인사동 어느 식당에서 기자들을 처음 만났는데, 그는 이 자리에 전통시대 열쇠, 곧 쇠 자물쇠를 들고 나왔다. 

나름 기자들한테 강렬한 인상을 주기 위함이었을 테인데, 그 공작이 성공작이었는지는 모르겠다. 

구라...하는 말 절반은 버려야 한다는 뜻이다.

왜? 그 신뢰성은 그 자신도 책임지지 않으니깐.

곰곰 깊은 뜻을 씹을 필요는 없다. 어차피 구라니깐. 대의만 대강 짚으면 된다. 

마이크 잡고 연설하는 일 너무너무 좋아한다. 

2005년 8월 19일 내가 현역 기자일 때 쓴 한 기사 리드 문장은 이렇다. 

"단 하루라도 마이크를 잡지 않으면 입 안에 가시가 돋친다."

다음 이벤트.

그는 이벤트의 귀재다. 그렇다고 이벤트를 잘한다는 뜻은 아니다. 아무것도 아닌 자리를 아무것으로 만드는 재주는 분명 있다.

다만 이 이벤트주의가 이 시대에 맞는지는 모르겠다. 20년 전에는 제법 통했다. 

그는 모든 일은 이벤트에서 시작해 이벤트로 끝난다는 주의에 충실한 사람이다. 

역대 문화재청장 역대 박물관장 중에 유홍준 만큼 이벤트를 좋아하는 유일한 인물이 최광식이었다. 

여담이나 간만에 떠올린 최광식..법고창신이란 말이 구토처럼 밀려든다.

유홍준은 이벤트 관장의 길을 결코 포기하지 않을 것이다. 

이벤트는 곧 돈이 들어간다는 단점이 있다. 저 이벤트를 충족하려면 결국 기재부서 돈을 끌어와야 한다. 

본인은 문화재청장 재임시절에 발벗고 나서 그의 나의 문화유산 답사기라는 친필 사인 책을 들고서 기재부를 돌았다 하지만, 막상 그 밑에서 일한 사람들 이야기를 들어보면, 개폼 내러 다녔지 실익은 별로 없었다는 후문도 있으니 참고 바란다. 

결국 기재부서 돈 따오고 하는 굳은 일, 직접 할 사람은 아니다. 그 욕구를 충족하기 위해서는 그 바로 아래서 보좌하는 간부진이 고생 좀 열라 할 것으로 본다. 

암튼 유홍준을 기억할 때 저 두 가지 키워드만 떠올리면 된다. 

마이크? 뺏지 마라.

이벤트? 못한단 소리 마라. 

 

20년 전 내 기사를 반성하며 보정한다, 유홍준의 경우

 

 

20년 전 내 기사를 반성하며 보정한다, 유홍준의 경우

나는 연합뉴스 문화부 기자로 봉직하며 문화재와 학술을 전담하던 시절인 2006년 3월 1일, 그날 오전 9시 52분에 송고한 다음과 같은 기사를 내 이름으로 썼다. ‘현금부자’ 유홍준 문화재청장 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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