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도자료를 전문 서비스하는 업체 여산통신이 언제 생겼는지 모르겠다. 이 회사의 등장과 그 역사가 바로 문화부 기자, 특히 그 중에서도 학술을 담당하는 내 인생에 일대 변모를 가져오게 된다.
무슨 말인가? 이 여산통신을 통해 나는 더 이상 신간新刊을 구걸하는 시대를 청산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여산통신이 제공하는 서비스 중에 바로 각 출판사의 신간 홍보 업무가 있다.
다시 말해, 새로운 책을 낸 출판사가 그것을 언론사를 통해 홍보하려 할 적에 여산통신 이전에는 일일이 출판사에서 주소를 써서 그것을 해당 언론사와 해당 기자에게 우편물로 발송했지만, 여산통신의 등장과 더불어 이것이 단일창구로 정리된 것이다.
아니, 그보다는 여산통신이 정착함에 따라 여산통신 자체에서 발언력을 높여 신간 배포처를 나름 독자적으로 지정하게 된 것이다.
이런 업체가 요즘은 더 많은 것으로 알거니와, 여하튼 여산통신은 신간을 그 성격에 따라 그것을 배포한 언론사와 담당 기자 명단을 파악하고서 출판사를 대신해 배포한다.
이 경우 신간이 배포되는 기자는 분야별로 보면 첫째, 출판 전반을 담당하는 ‘출판기자’가 있고, 둘째, 그 신간의 성격에 따른 제2의 분류가 있으니,
如컨대 시나 소설과 같은 문학작품이라면 문학담당기자, 종교와 관련되었다면 종교담당 기자, 그리고 그것이 아주 학술적이라면 학술담당기자에게도 같이 배포하는 시스템이 정착하게 된 것이다.
이러한 여산통신의 등장으로 나는 이제는 출판사와 저자를 구걸하는 시대를 서서히 벗어나게 되었던 것이다.
그렇다면 여산통신 이전 시대 연합통신 문화부 학술담당 기자 김태식의 모습은 어떠했는가?
이와 관련해 나는 ‘구걸’이라 규정했다.
나는 거지였다. (2012. 12. 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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