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白也詩無敵
백야시무적 이라...백 형, 시는 당신을 따를 자가 없소
두보杜甫는 이백李白을 추억하며 이리 읊었다. (문제의 구절은 春日憶李白 첫 대목이다.)
이상한 점은 두보가 이백을 지목하며 쓴 시로 몇 편이 전하고, 더구나 그 하나하나가 다 명편이라 소문이 자자한데, 까꾸로 이백이 두보를 염두에 두고 쓴 시는 없다.
있다고 주장하는 작품이 있기는 하나 영 비실비실해 그의 작품이 아닌 듯하다.
같은 급이 아니라 생각했을까? 뭔가 있긴 했을 터인데, 백형 주특기는 뱉어버리고 쳐다도 안 보고 던져버린 까닭에 무수한 작품이 산일散逸한 까닭이리라. 하긴 뭐 돌이켜 보면, 두씨가 애틋한데 백은 그러지는 못해서 성격 차이에서 말미암을 수도 있다.
두보가 한 잔 빨다가 독작을 했는지, 술 친구가 없어 열라 적적해 저리 읊었을 것이다. 문제의 저 구절이 이끄는 저 시 마지막을 보면
何時一樽酒 重與細論文 언제쯤 술 한 잔 빨며 다시 시를 논할 날 있으리오
라 했거니와, 이를 보면 걸핏하면 술 쳐마시고 시가 어떻고 저떻고 한참을 떠들기는 했나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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