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박물관 정원은 가을의 길목에 있다.
사실 개인적으로는 이 시기가 가장 좋다.
가을이라 읽지만 왠지 아직 완연한 가을은 아닌듯 하고, 하지만 불어오는 바람에서, 나뭇잎의 색깔에서, 높아지는 푸른 하늘에서 은은히 가을을 느낄 수 있기 때문이다.
정원, 가을의 길목에서 완연한 가을이 오기를 기다리는 너와집이 있다.
이 너와집은 강원도 출신으로 온양에 터잡은지 올해 37년째이다.
강원도 삼척시 도계읍 고무릉리 이승환 댁 너와집을 1983년 박물관으로 이전복원하였다. 면적은 약 32평이고 광서光緖 4년이라는 상량날짜를 통해 1878년에 만들어졌음을 알 수 있다.
너와집은 지붕을 너와로 이은 산촌가옥이다.
너와란 200년 이상 자란 소나무를 가로 20-30cm, 세로 40-60cm, 두께 5cm 정도 되도록 도끼로 쪼개 만들었다.
이런 너와를 지붕에 기와처럼 얹고 날아가지 않도록 통나무를 얹어 놓았다.
왜 나무판자를 지붕 기와처럼 사용하였을까. 생활과 밀접한 재료는 내 주변에서 쉽게 구할 수 있는 것을 사용하였을 것이다.
아무래도 강원도 산간에서는 짚이나 기와보다는 나무를 쉽게, 많이 구할 수 있었을 것이다.
너와집 내부
추운 겨울 매서운 바람을 막아주기 위해 벽을 하나 덧대어 최대한 집 안에서 생활 할 수 있는 공간을 마련하였다. 이러한 공간을 '정지'라고 한다.
강원도 산간지방의 겨울은 더욱 매섭고 추웠을 것이다. 그래서 최대한 집 안에서 생활할 수 있도록 '정지'라는 공간을 만들었다. 이곳에서 아궁이 가마솥에 밥도 하고, 봄에 캐온 나물도 다듬고 살림살이를 정비하였겠지.
집 안으로 들어온 외양간
추위를 느끼는게 비단 사람뿐이겠는가.
외양간도 집 안으로 들여와 소도 추위를 피해 지낼 수 있게 하였다.
동고동락하는 소를 생각하는 따뜻한 마음이 느껴진다.
너와집 창문을 통해 밖을 내다 본 모습
너와집 바깥 마루, 마루 밑에 너와가 켜켜이 쌓여 있다.
방안에 있는 덩그러니 뒤웅박
이번 가을, 강원도 산간지방 사람들의 생활의 지혜와 따뜻한 마음이 담겨있는 너와집 내부를 공개하려 한다.
기간은 박물관 야간개장(10월18일~20일)인 단 3일 동안이며, 구본창 사진작가, 조성연 사진작가 외 현대 작가와 함께 <일상의 공간_너와집> 이라는 콜라보 전시도 같이 이루어질 예정이다.
10월, 강원도 너와집에서 깊어지는 가을을 느끼고 싶다면 박물관으로 오는건 어떻겠는가.
(홍보인듯 홍보아닌 홍보같은)
*** 삼척 대이리 굴피집과 너와집은 아래 포스팅 참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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