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할아버지~~!! 오랜만에 나오니깐 짱좋아요~~!"
"그래, 코스모스를 보니, 박물관에도 가을이 왔구나. 이 할아비도 우리 강아지랑 나오니깐 좋구나~"
"그런데, 그 동안 왜이렇게 할아버지집에 안왔어요? 우리 강아지 공사다망했나?"
"공사가 다망했다고요? 무슨말이에요? 저 가을타서요. 그래서 그냥 집에만 있었어요."
"으이구~~! 요녀석아, 그게 할아비 앞에서 할소리에요? 허허허"
"헤헤 죄송해요, 장난이에요~~! 숙제가 많아서요.ㅜㅜ"
"할아버지!! 오늘은 우리 날씨 좋으니깐 밖에 구경하면서 걸어요~~!"
"그래, 그러자구나."
"할아버지 우리 이쪽으로 가요~~~!"
석조여래입상 고려시대
통통하게 살이 오른 볼살 사이로 도톰하고 앙증맞은 입술이 매력적이다. 어깨는 옷으로 모두 가리었고, 소매 안으로 가지런히 합장하고 있다. 주위로 알감자 같은 광배 표현이 주렁주렁하다.
고인돌
"할아버지!!! 여기 고인돌도 있어요!! 대박! 민속박물관에 고인돌이다!!"
"신기해요? 저 고인돌도 옮겨오는데 많은 이야기가 있는데 말이지 허허허."
"저 저번에 아빠랑 고창 놀러갔었는데, 거기서 고인돌 무더기로 봤어요! 어? 그런데 고창에서 본 고인돌이랑 생긴 게 좀 달라요. 고창꺼는 저 위에 올라간 돌이 두꺼운 바둑판 같이 생겼었어요. 네모넙적하게."
"오 그랬구나. 우리 강아지 누구 닮아서 그렇게 눈썰미가 좋아요?"
"할부지~~~!"
"고인돌도 형태에 따라 또 나뉘는데, 고인돌 이야기는 아빠 친구한테 듣기로해요. 고창에서 본 고인돌들이 아마 강아지 아빠 친구가 발굴했을거에요."
"오 정말요??"
"요기 앞에 있는 고인돌이 어떻게 박물관까지 오게 되었는지는 할아버지가 다음에 천천히 말해줄게요."
"네~~~! 우와~~! 할아버지, 저기 예쁜 정각이 있어요. 우리 빨리 가봐요~~!"
온양민속박물관 정각
'성건당省愆堂' 여초如初 김응현金膺顯 선생이 정각 편액씀
"할아버지! 저는 박물관에 이렇게 정자까지 있는 줄 몰랐어요! 우와~~!"
"어? 그런데 저 이 정각이랑 비슷한 거 남원에서 봤었어요!!"
"우리 강아지 정말 눈썰미 좋다니깐. 허허허. 맞아요, 아마 광한루에서 봤을거다. 거기에도 이름이 같은 '완월정玩月亭'이라는 정각이 있지요."
"아~~! 어쩐지 어디서 본 것 같다 생각이 들었었어요. 그럼 그 남원에 있는 완월정을 보고 박물관에 지은거에요?"
"설립자께서 정자를 지어야 겠다고 생각한 후에 가장 아름답다고 생각한 남원의 완월루를 염두하고 박물관에 짓게 되었지요."
"그런데 김원대할아버지는 왜 정자를 지으려고 하셨어요?"
"김원대할아버지 호가 뭐라고 했지요?"
"구정!"
"맞아요. 설립자의 호가 '구정龜亭' '거북 구龜'에 '정자 정亭'의 한자를 쓰지요.
김원대 할아버지는 고향이 '경상북도 안동시 일직면 귀미리'에요. '귀미리龜尾里'라는 지명은 마을 뒷산이 거북 꼬리 모양 같다고 해서 유래되었다고 해요. 그 귀미리라는 동네에 정자가 있었는데, 김원대 할아버지의 어렸을 적 추억이 담긴 곳이기도 했다 해요. 그래서 박물관에도 그런 쉼터 같은 정자가 있었으면 좋겠다 생각하셨나봐요."
정각 아래
"할아버지 우리 정각 위로 올라가봐요~~~! 네네네??"
"아 그런데, 이것도 할아버지 박물관에 있었을 때 만든 거에요??"
"그럼요~~"
"우와!! 그럼 정각 짓는거 모두 지켜보셨겠네요. 신기해요."
"정각에 올라가서 우리 이야기 할까?? 허허허 "
"네~~~~!!"
정각 짓는 이야기는 최종회에 찾아뵙겠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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