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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통합을 기다리는 어떤 조각난 문명

by 초야잠필 2024. 11.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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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에 쓴 필자 글을 조금 더 이어 써 본다. 

필자가 "어떤 문명"을 이야기한 것은 고조선이나 동이족 이런 구체적 실체를 정해 놓고 

이 문명을 설정하자, 이런 뜻이 아니다. 

필자가 하고 싶은 이야기는 이것이다. 

요서의 십이대영자유형과 정가와자 유형이 거의 비슷한 성격을 공유하고 있다는 점은 많은 이가 공감한다. 

또 정가와자 유형이 한반도로 진입해 점토대토기 문화에 연결된다는 것도 많은 이가 공감한다. 

비파형동검이 한반도에서 세형동검문화로 발전하였다는 것도 공감한다. 

그리고 한반도 남부의 청동기문화가 일본으로 들어가 야요이 문화를 낳았다는 것도 공감한다. 

이렇게 보면, 

요서에서부터 일본까지 하나하나 연결된 고리가 쭉 만들어지는 것을 알 수 있을 것이다. 

우리는 이것을 도대체 무엇이라 불러야 하느냐 이것이다. 

이 연쇄적 고리의 집합체를 우리는 지역에 따라, 나라에 따라 전부 다른 이름을 붙여 놓고는 

인접한 지역끼리의 공유된 문화만을 이야기 하지 요서에서부터 일본까지 연결되는 

이 거대한 문명을 하나로 묶어 설명하지 못하고 있다는 뜻이 되겠다. 

유럽에서 이 정도의 문화적 공통성이 있는 문명의 판도가 보인다면

그 공통성이 있는 문명을 프랑스, 독일, 스페인, 이태리 지역별로 이름을 달리 붙여 놓겠는가 

아니면 그 전체를 묶어 뭔가 문명의 체계로서 설명을 하려 하겠는가. 

필자의 말은 그 뜻이다. 

이 문명은 지금 중국 동북지역, 한반도, 일본 열도 서반부의 지역에 흩어져 

각국 마다 다른 이름을 붙이고 있지만 

공통된 문명으로 볼 수 있는 실체라고 필자는 생각한다. 

여기에 뭔가 이름을 붙여야 하지 않겠는가? 

이 문명의 중심부에 한국을 놓고 설명할 수 있어야 하지 않겠는가? 

이게 고조선이냐 아니냐 동이족이냐 아니냐 

이런 역사적 실체를 논하자는 뜻이 아니다.

할슈타드 문화. 여러 나라에 걸쳐 있지만 묶어서 설명한다.

여기서 오르도스식 동검과 도씨검을 제외한 나머지는 하나로 묶어 설명해도 되지 않을까. 이 문명의 중심부에 위치한 한국 학자들이야 말로 이러한 시도의 최선두에 서야 할 사람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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