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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1=?>
구룡산인 김용진(1878-1968), 정재 최우석(1899-1965), 묵로 이용우(1902-1952), 청전 이상범(1897-1972), 심향 박승무(1893-1980), 심산 노수현(1899-1978), 수운 김용수(1901-1934), 무호 이한복(1897-1944), 정재 오일영(1890-1960)...
이름만 들어도 아찔한 근대의 대화가들이 어느 날 한자리에 모였다.
집주인 다산 박영철(1879-1939)이 펼쳐놓은 고급 비단 위에 그들은 저마다 하나씩 돌을 앉히고 꽃을 틔웠다.
그리 작지 않은 화면이 꽉 들어차는 건 순식간이었다.
거기 집주인이 마지막으로 낙관을 꾹 찍었다.
박영철이 일본 사업가에게 선물하고 근 90여년 만에 한국에 돌아온 이 그림-10인 합작도?-을 우연한 기회에 보게 되었다.
일제강점기 합작도가 적지 않지만 이렇게 라인업이 화려한 건 참으로 드물다.
보존상태도 좋은 편이었다.
그런데 희한한 것은 그렇다고 이 작품이 명품의 반열에 들 만하다고 여겨지진 않는다는 점이다.
너무나 복잡하고 꽉 들어차있어서 갑갑한 느낌이 강하다.
낱낱을 뜯어보면 아름답지만, 막상 한자리에 모아놓으니 조화롭지가 않다.
1+1이 꼭 2나 귀요미가 되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새삼 깨닫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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