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감찬 엄마는 여우?

전국적으로 널리 퍼진 설화 가운데 '강감찬설화'란 것이 있다. 내용은 거진 엇비슷한데, 강감찬은 99번 유혹을 견딘 남자가 여우에게 속아서 낳은 아들로 워낙 잘생겼는데 남자가 이래서 쓰느냐고 마마손님을 세 번 불러다 얼굴을 얽게 만들었단다.

 

사천대학박물관 소장 후한시대 서왕모 화상전 탁본. 바라보는 이 기준 오른 편에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가 보인다.

그러면서 신묘한 재주를 가져 여우가 둔갑한 신랑을 꾸짖어 죽이기도 하고 우리나라에 살던 범을 죄 압록강 이북으로 쫓아내버리기도 한다.

이상하리만치 지역에 따른 내용 차이가 없고 일관적인데, 거 참 모를 일이다.

그 설화들을 읽다 보니 정말 진주 강씨의 위대한 조상 강감찬 공께서 여우의 아들인지 아닌지 아리송할 지경이다. 물론 설화는 설화다.

하지만 그 설화를 낳은 계기는 있게 마련인데, 글쎄...

강감찬 공이 남긴 업적이 그 당시 사람들로서는 不可解할 정도로 위대하게 느껴졌기 때문일까?

 

후한시대 화상전 탁본. 사천대학박물관 소장

*** 편집자注 ***


이 경우 여우란 영물로 취급된 꼬리 아홉 달린 구미호九尾狐일 텐데 이 여우를 간악한 귀신 나부랭이로 만든 건 전설의 고향이지 본래 동아시아 문화에서 여우가 차지하는 위치랑은 매우 다르다.

물론 여우가 교활하다는 이미지가 동아시아 문화권에서도 막강하긴 하나 근간은 영물靈物이라 서왕모 시종으로 모름지기 구미호가 보이는 소이도 이에서 말미암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