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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같은 침수지인데 여긴 미꾸라지, 미국이라고 악어?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1. 9.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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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허리케인 침수지역서 악어 공격받은 70대 남성 실종
송고시간2021-09-01 02:37

美허리케인 침수지역서 악어 공격받은 70대 남성 실종 | 연합뉴스

(워싱턴=연합뉴스) 류지복 특파원 = 미국 남부를 강타한 허리케인 아이다로 인해 침수된 집 주변에서 71세 남성이 악어에 물린 뒤 실종되는 일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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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해가 고통이기는 하지만, 나 같은 촌넘들은 그에 얽힌 기억으로 빠지지 않는 것이 불어난 물을 뚫고서 과감히 족대를 들고 노도 같은 물속으로 침투했으니, 조금 아픈 기억이기는 하나 태풍이 지난 자리 내 고향에서는 동네 친구 한 명이 목숨을 잃은 일도 있다.

누구 노래던가? 무슨 강물을 거슬러 기어 올라가는 연어를 노래한 대중가요가 있다고 기억하지만, 물고기는 이 놈들 특징이 왜 그런지, 조물주가 그리 만들었는지 알 수는 없지만, 역류가 본능이라, 왜 그리 죽을둥살둥 하면서 물을 기어오르려는지 도통 알 수가 없으니, 하기사 가재라는 놈을 잡아 장난 치다 보면, 이 놈들은 전진을 좀체 몰라 뒷걸음만 친다. 생긴 신체 구조가 그래서인지는 모르겠다.

그런 까닭에 물이 나서 강 혹은 시내가 넘치면 어딘가 하류에 쳐박혀 있던 물고기가 떼를 지어 역류를 했으니, 그 세찬 물을 뚫고서 어디서 그런 힘이 났는지, 일제히 그 강물을 역류해 기어오르니, 그걸 족대로 잡겠다고 우리는 불어난 강물로 강물로 향해 달렸다.

족대로 기왕이면 미꾸라지보다는 이런 놈을 때려잡아야지 않겠는가? 


큰물이 있어야 큰 물고기가 노는 법이라, 극심한 산림 남벌에 가뜩이나 이 저주받은 한반도는 물이 져야 할 때는 비가 오지 아니하고, 오지 않아야 하는 시절에 비가 양동이로 쌔려붓는 특징이 있으니,  물고기라 해 봐야 조막디만도 못한 피라미 중태기 위주로 넘치는 강물 주변 수초 사이에 찡겨 있곤 했으니, 그리하여 족대를 그런 데다 갖다 놓고는 그놈들을 훑어 잡고자 했다.

소출? 그런 대로 있기는 해서, 우리 동네 시내야 고작 중태기가 전부였고, 그 옛날에는 모래무지랑 퉁가리 불무치가 더러 있기는 했지만, 그것이 종적을 감춘지는 오래되어, 그때는 없던 고디만 잔뜩 올랐으니, 요새는 이걸 때려잡겠다고 외지인들이 와서 한바탕 훑어가곤 하더라.

한창 물이 질 때 도로, 지금이야 콘크리트 바닥을 딱 쳐놓은 공구리 도로로 변모했지만, 그때야 비포장이라, 물이 지면 도로 곳곳이 패여 웅덩이가 졌으니, 그런 데는 이상하게도 미꾸라지가 파닥파닥이곤 했으니, 어디에 있던 미꾸라지가 기어올라 하필이면 도로 작은 웅덩이에 갇히다기 신세가 되었는지 알다가도 모를 일이다.

장자였던가? 이런 미꾸라지에 인간사를 견준 우화가 있었다고 기억하는데, 남방 양자강 유역 출신으로 장주는 알거니와, 그런 까닭에 거북이를 든 것으로 기억하지만, 그런 장주가 쪽팔리게시리 무슨 미꾸라지를 견준단 말인가 하는 의뭉함을 품기도 했더랬다.

저런 데서는 악어를 잡아야지 미꾸라지 잡아야겠는가?


웅덩이만 아니라 도로 곳곳에는 파닥파닥이는 미꾸라지를 보기가 어렵지는 아니했으니, 어른들 말씀이 하늘에서 떨어졌다 했으며, 나는 그걸 믿어 미꾸라지가 가끔은 공중 비행을 하나보다 했더랬다.

암튼 물이 지는 자리에 우리는 미꾸라지가 고작인데 저짝 양코배기들은 역시 힘이 쌔서 그런지(아프간에서 보니 것도 개털이긴 하더라만) 저짝은 악어가 기승하나 보다. 이 무렵 우리는 태풍 타이푼에 시달리나 저짝은 카리브해에서 발생해 대륙을 덮치는 허리케인으로 맨날맨날 몸살이어니와, 그것이 쌔려붓는 폭우가 악어의 기승을 부르는가 보다.

이럴 줄 알았으면, 나도 악어 잡으러 족대 들고 나갈 걸 그랬다. 그랬더래면 꿈이라도 좀 더 크게 꾸었을 것이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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