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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개신교와 더 닮은 초기 한국 천주교

by 신동훈 識 2025. 4. 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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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런 생각 해보셨는지 모르겠다. 

한국 천주교는 재미있는 해프닝이 있다. 

한국 천주교가 자랑스러워 하는 부분이기도 한데, 

선교사의 선교 없이 교회를 세웠다는 부분. 

선교사나 신부가 오지도 않았는데

신도들끼리 성직자도 정하고 

미사도 드리고 성사도 주고 했다는 부분-. 

그러다가 북경성당에 확인해 보고 정식 성직자가 아니면 성사를 줄 수 없다는 이야기를 듣고 

자생적 교회를 해체했다는 부분인데, 

사실 한국 천주교에서는 이 부분을 자랑스러워 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을 하지만, 

냉정히 따져 보면

당시 한국천주교회를 세운 사람들 대부분이 성리학자였다는 것을 생각해 본다면

그다지 놀라운 일도 아니다. 

왜 그럴까?

성리학에서는 선교사나 사도전승으로 대표되는 스승에서 제자로의 전수는 그다지 중요한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천주교와 동방정교는 예수로부터 이어지는 사도전승을 중요하게 여기지만, 

성리학은 그런 것 없다. 

천주교의 사도전승쯤에 해당할 도통의 전수는 하우--성탕--기자--무왕--공자--맹자로 이어지다가 대가 끊어져 사라진 것을 

북송대 유학자들이 다시 찾아내어 이를 다시 전수하기 시작했다고 보기 때문이다. 

도통을 다시 잇는 데는 사도전승과 유사한 인적 수수가 필요 없다. 

그냥 경전만 죽도록 파고 그 안에 감추어진 밀의를 찾고자 할 뿐이다. 

중국에서 조선으로 성리학이 전수될 때도 마찬가지였다. 

중국에서 성리학을 전수한 이가 온 것이 아니다. 

주자의 사서집주, 주자의 주석만 죽도록 파도 성리학의 도통은 찾아낼 수 있다. 

처음부터 성리학자들은 이론서를 읽고 그로부터 그 밀의를 찾아내는 데 정통한 이들이었기 때문에 

천주교 고리서를 읽고 교회를 만들어 내는 것쯤은 쉽게 할 수 있는 일이었다는 말이다. 

간추리자면-. 

조선의 천주교가 처음 시작될 때

텍스트에 기반하여 교회를 세우고, 사도전승없이 교회를 운영했던 그 모습은 

천주교의 모습보다 개신교 쪽을 훨씬 많이 닮아 있다. 

이렇게 운영하던 교회가 처음에 천주교와 맥이 닿아 있었기 때분에 

애써 만든 교회의 성무를 중지했지, 만약 처음 접촉한 교회가 개신교회였다면, 

한국의 초기 교회는 성무 정지 없이 그대로 계속 운영해 나갔을 것이다. 

결론은? 

한국의 초기 교회는 그 모습이 천주교가 아니라 개신교를 더 닮아 있다는 말이다.

냉정하게 말해서, 

한국 초기 교회 지도자들에게 세계의 교회는 사도전승을 강조하는 카톨릭만 있는 게 아니라는 사실을 
그들이 알고 있었다면, 

과연 그들은 카톨릭 식의 교회를 선택했을까? 

알 수 없는 일이다. 


사도 전승 없이 교리서로면 교회가 자생적으로 시작되었다는 것은 한국천주교회의 자랑이지만, 실제로 이 교회의 모습은 천주교보다 개신교를 더 닮아 있다는 사실을 아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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