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응형
후백제나 태봉 같은 단명 왕조가 있기는 했지만, 한반도 역사가 중국의 그것과 왕청 다른 점 중 하나가 왕조 존속기간이 지나치게 길다는 것이다. 고려 조선이 각 오백년이요 백제 고구려는 칠백년, 신라는 물경 천년이다.
중국은 외려 춘추전국시대가 이와 흡사해 그 모국 주周 왕조는 대략 구백년을 갔고 그 초기 제후국들 역시 그러했다가 이상하게도 그 분열이 종식되고선 이백년을 간 왕조가 거의 없다.
청이 삼백년을 갔으니 이것이 기적이다.
천년을 가는 왕조, 오백년을 버틴 왕조. 이건 비정상이다.
왜 그럴까 곰곰 생각하면 역시나 통합과 분열의 길항에서 찾을 수밖에 없을 듯 하다. 중심을 향한 열망만큼 그에서 벗어나고자 하는 갈망 역시 강렬하기만 하다.
군현제와 봉건제를 둘러싼 논쟁은 여전히 진행형이다. 지금은 강고하게만 보이는 현재의 중앙집권제는 나는 오래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 이 길항이 주기가 짧을수록 그 사회가 불안해 보이나 한편으로는 그 사회의 역동성의 징표다.
연못은 주기로 준설해야 하는 법이다. 그것이 오래 쌓이면 적폐다. 그것을 잦은 왕조교체가 엎어버린다. 반면 한반도는 너무 오래간다. 뒤집어져야 한다.
그것이 정권교체를 말하는지 모르나 그 주기가 짧아지는 것이 한편으로는 안심이기도 하다.
한땐 나 역시 오년 단임이 가혹하다 생각했으나 걸핏하면 정권이 교체되는 삶도 괜찮다는 생각으로 바뀌어간다.
반응형
'ESSAYS & MISCELLANIES' 카테고리의 다른 글
노태강의 좌천과 부활, 그리고 국립중앙박물관 (0) | 2019.06.26 |
---|---|
측량과 통계...근대로의 두 견인차 (0) | 2019.06.24 |
What is History? (0) | 2019.06.24 |
찢어지게 가난한 사람은 혁명을 못한다 (0) | 2019.06.20 |
김중업이라 해서, 안국빌딩이라 해서 (0) | 2019.06.19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