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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사문화 이모저모

계곡谿谷 장유張維가 전송한 안태사安胎使 이명한李明漢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3. 5. 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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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유張維(1588∼1638) 계곡선생집谿谷先生集 제31권 / 칠언율시七言律詩 2백 33수首

안태사로 떠나는 이 시랑 천장을 전송하며[送安胎使李侍郞天章]

제비 나는 봄날 벌써 왕자 얻은 상서라
기쁜 기운 미앙궁 총총히 감싸도네
두건 말아올린 준수한 장발 다퉈 보겠다고
옥함에다 성스런 탯줄 깊이 넣었네
솜 오이마냥 본손지손 백세에 번창하고
종묘사직 온갖 신령 대대로 창성하리
우리 시랑 다시 사신 뽑혀
이 봄날 강호 풍경 두루 만끽하겠구려
 
燕禖弓韣早呈祥。喜氣蔥蔥繞未央。珠褓爭看壯髮秀。玉函深護聖胎藏。本支百世綿瓜盛。宗社三靈奕葉昌。華省侍郞還擁傳。靑春湖海閱風光。 

ⓒ 한국고전번역원 | 영인표점 한국문집총간 | 1992


계곡 장유



 
[주-D001] 안태사安胎使 : 왕자가 탄생하였을 때 그 태반胎盤을 태봉胎峯에 묻기 위해 출장하는 특사特使다.

[주-D002] 연매 …… 경사 : 왕의 후계자가 탄생한 것을 말한다. 연매燕禖는 제비가 날아오는 따뜻한 봄철에 제왕의 후계자를 얻기 위해 제사드리는 것을 말하고, 궁독弓韣은 아들을 낳았을 때 천지 사방을 향해 활을 쏘아 축하하는 뜻을 취한 것이다. 《禮記 月令, 內則》

[주-D003] 미앙궁未央宮 : 한 고조漢高祖가 건립한 궁전 이름이다.

[주-D004] 장발壯髮 : 이마에까지 내려와서 머리털이 난 것으로 제왕의 기상을 갖춘 것을 말한다. 한漢 나라 원제元帝가 장발이라서 사람들에게 보이지 않으려고 두건으로 감춘 고사가 있다. (《輟耕錄 巾幘考》 )

[주-D005] 면과綿瓜 : 면면과질綿綿瓜瓞의 준말로, 오이 덩굴이 끝없이 뻗어나가 주렁주렁 열리는 것처럼 자손이 번창하는 것을 뜻한다. (《詩經 大雅 綿》 )

[주-D006] 삼령三靈 : 천신天神, 지기地祇, 인귀人鬼를 말한다.

ⓒ 한국고전번역원 | 이상현 (역) | 1997

 

숙종 태항아리와 관련 내용을 간단히 적기한 태지석胎誌石.


 
제목에서 말한 이李 시랑侍郞 천장天章은 계곡집 서문을 쓰기도 했으며 계곡과는 생평 가깝게 지낸 이명한李明漢(1595~1645)이다.

시랑은 보통 참판을 의미한다. 천장은 이명한의 字. 이런 주석이 없어 고전번역원 글은 여간 읽기가 까다롭지 않다. 이 점은 고전번역에 종사하는 분들한테 간곡히 부탁한다. 물론 이 일이 얼마나 고역인지는 안다. 

조선왕조에서는 왕자 공주가 태어니면 그 태를 땅을 골라 안장하며 그와 왕실의 무병장수를 기원했다. 이런 태무덤을 태실胎室이라 하며 태를 안치 안장하는 일을 안태安胎라 하고 그 일을 주관한 임시 관리 책임자를 안태사安胎使라 했다.

안태사는 직급이 차관급이었음을 미루어 짐작한다.

계곡이 말한 저 일이 어느 시점 누가 태어났을 때인지는 내가 확인하지 못했다.  

저 시를 통해 안태하는 태는 옥함 같은 부궤에 깊이 쌨고 그 의미는

솜 오이마냥 본손지손 백세에 번창하고
종묘사직 온갖 신령 대대로 창성하리


에 있음을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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