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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EWS & THESIS

[폼페이유적발굴] 고대로마인은 난쟁이?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0. 11. 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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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태리 폼페이유적 발굴성과를 앞서 간략히 소개했거니와, 이 자리에서는 그에서 누락한 사항들을 중심으로 보강하기로 한다.

 

1. 발굴동기

 

먼저 이번 발굴지점 치비타 줄리아나 Civita Giuliana 라는 데를 왜 발굴하게 되었는가이니, 폼페이유적 중심부에서 대략 북서쪽으로 700미터 떨어진 이곳은 로마시대에는 대규모 교외 빌라 지역으로, 무덤 도굴 피해가 극심했던 곳인 듯 이를 막고자 발굴조사가 실시되었으니, 알고보니 접때 전한 마굿간에서 마구를 장착한 말 세 마리 개체분을 발견한 그 지점이란다.

 

발견 당시 인골. 이렇게 화산재 구멍에서 발견되는 인골은 뼈를 꺼낸 다음 석고를 부어 그 본래 모습을 추정한다. by courtesy of Pompeii - Parco Archeologico 

 

2. 조사성과와 조사방법 

 

이번 조사는 아래와 같이 정리한다. 

 

two skeletons of individuals caught in the fury of the eruption have been found.

 

편의상 나를 이를 두 남성 유해라고 표현했지만, 신동훈 교수에 의하면 이 표현을 문제가 있다고 하거니와, 무엇보다 이 폼페이는 화산재 피해가 극심해 동물이건 사람이건 뼈다구 정도만 남고, 유해는 다 삭아 없어진 까닭에 보통 사람이 있던 공간에다가 석고를 부어서 인체를 복원하는 방식을 쓴다 하거니와, 살피니 이번에도 그 수법을 썼고, 저번 말 뼈다구 발굴에서도 같은 방식을 적용했다. 

 

저들 비극적인 희생자 두 명이 발견된 지점을 보도자료에서는 해당 빌라 중에서도 noble part 에 있는 크립토포티커스 cryptoporticus 라 표현하거니와 지하통로 혹은 지하회랑을 의미한단다. 주로 고마시대 건축에서 많이 쓰는 표현인갑다. 

 

발견 당시 인골. 이렇게 화산재 구멍에서 발견되는 인골은 뼈를 꺼낸 다음 석고를 부어 그 본래 모습을 추정한다. by courtesy of Pompeii - Parco Archeologico

 

저들 희생자는 그 회랑의 side room 에서 발견됐다 하거니와, 배포한 사진을 보면 방이라기보다는 통로 아닌가 싶은데 현장을 보지 아니해서 정확한 판단은 못하겠다. 다만, 보도자료에는 이 사이드방이 빌라 상층으로 통하는 통로 passageway 형식이라는 것으로 보아 내가 품은 의문 일단을 푼다. 

 

발견지점 공간은 폭 2.2미터 정도라는 사실만 밝혀졌을 뿐 길이는 아직 확인되지 않았다. 목조 바닥을 깔았다는 사실을 추측할 수 있으니, 이는 회랑 gallery 을 지탱하는 기둥을 세우고자 벽에다가 낸 여섯 개 구멍이 발견된 데서 유추한 것이다. 결국 나무기둥을 박기 위한 구멍을 찾아서 이리 추찰한 셈이다. 

 

이 방은 상층이 붕괴하면서 심대하게 파괴되었고, 그 위쪽에는 서기 79년 베수비오화산 폭발에서 유래하는 화산재가 두텁께 깔렸다. 방 안쪽에서는 애초에 굳은 화산재 층에서 구멍들이 발견됐으며, 그 구멍 아래서 유골이 드러난 것이다. 

 

발견 당시 인골. 이렇게 화산재 구멍에서 발견되는 인골은 뼈를 꺼낸 다음 석고를 부어 그 본래 모습을 추정한다. by courtesy of Pompeii - Parco Archeologico 

 

유적관리소 고인골 전문가가 그 뼈 대부분을 수거해 분석하는 한편, 회반죽을 그 구멍에다 부었으니, 이는 주세페 피오렐리 Giuseppe Fiorelli 가 1867년에 발명한 바로 그 회반죽 붓기 기술이다. 신동훈 교수 전언에 의하면, 이는 폼페이유적 발굴에서 적용하는 전형적인 수법으로, 화산재에 유해 대부분이 녹아 없어지고 뼈 일부만 남으니, 그 빈공간에다가 회를 부어서 본래 모습을 유추하는 기술이라 한다. 

 

이렇게 해서 회반죽 붓기를 통해 두 희생자는 희생 당시 본래 모습을 찾게 되었다. 두 사람은 이른바 화산 폭발에 따른 이른바 제2차 화산쇄설류火山碎屑流 pyroclastic flow로 급작스런 죽음을 맞이했다. 베수비오화산 화산쇄설류는 79년 10월 25일 이른 시간에 폼페이와 주변 지역을 쳤으니 이에서 막대한 희생자가 발생했다. 

 

회반죽 붓기. 화산재 구멍에서 발견되는 인골은 뼈를 꺼낸 다음 석고를 부어 그 본래 모습을 추정한다. by courtesy of Pompeii - Parco Archeologico

 

이런 2차 공습이 있기 전 잠깐 동안, 아마도 대략 30분 정도 정적이 있었으니 이 짧은 시간에 폼페이 시내만이 아니라 이곳 치비타 지역 생존자들은 아마도 그들이 머물던 곳을 떠나 살고자 도모했겠지만 그 노력은 허무하게 죽음으로 끝나고 말았다. 

 
이 2차 공습은 매우 빨랐고 영향이 엄청나 건물 1층을 붕괴하고, 그에 놀란 희생자들은 화산재를 뚫고서 달아나고자 했을 것이다. 화산쇄설류는 아마도 열린 공간 등을 통해 침투해 결국은 집 전체를 재로 덮었을 것이다. 

 

조사 결과 첫번째 희생자는 머리를 돌렸으며 이빨과 해골이 발견된다. 18~23/25살 정도 젊은이로 키는 대략 156cm 정도다. 이 정도 젊은이들한테는 흔하지 않은 척추 압박 vertebral compressions 흔적이 일정하게 나타나는 점을 볼 적에 노가다 계통 업무에 종사했음을 짐작케 한다. 따라서 아마도 노예였을 것이다. 짧은 튜닉 tunic을 걸쳤으니 복부 아래쪽에서 발견되는 직물 흔적으로 판단한 것이다. 이 직물은 아마도 양모 계통으로 만들지 않았나 한다고.

 

석고로 복원한 희생자. by courtesy of Pompeii - Parco Archeologico

 

두번째 희생자는 첫번째 희생자와는 다른 양상으로 발견됐다. 글치만 폼페이 유적에서 드러난 희생자 양상과 같은 패턴을 보이니 얼굴은 바닥 화산재로 내린 채 몸둥이보다는 낮은 높이다. 회반죽 붓기를 통해 턱 입술 코 모습을 복원했으며 뼈 또한 보존상태가 양호했다. 팔은 접힌 가슴으로 포갠 상태라, 이는 다른 희생자에서도 많이 보인다. 두 다리는 무릎을 구부린 채 벌린 모습이다. 

 

건장한 체구, 특히 건장한 흉부는 이 희생자가 1호 희생자보다는 나이가 30~40세로 많지만 키는 162cm 정도로 더 크다. 이가 걸친 복장은 1호의 그것보다 훨씬 복잡한 양상이라 튜닉 tunic 에다가 망토 mantle 까지 걸쳤다. 목과 흉부 아래에서는 직물이 더욱 분명하게 드러났다. 왼쪽 어깨에서 끝난 양모 망토를 걸쳤음을 암시한다.

 

 by courtesy of Pompeii - Parco Archeologico

 

왼쪽 위팔뚝에서 튜닉과 관계 있는 다른 직물 흔적이 드러난다. 튜닉은 골반 부근까지 걸쳤던 것으로 보인다.

 

1호 희생자 기준 동쪽으로 대략 1미터, 2호 희생자 기준 동쪽으로 80센티미터 지점에서 다른 구멍들이 확인됐다. 이들 구멍에도 역시 회반죽을 부었으나 다른 희생자는 발견되지 않았다.  

 

1호 노예 희생자 옆 구멍들은 회반죽 붓기 결과 직물 여러 겹이 드러났으니, 이는 아마도 이 노예가 도망치면서 가져가려던 양모 망토로 생각된단다.

 

 by courtesy of Pompeii - Parco Archeologico

 

이번 발굴성과에서 내가 주목하고자 하는 바는 두 성인 남성 키가 156, 162센티라는 것이니, 영화 같은 데 보면 참말로 건장한 배우들 내세워 동아시아 사람들 와코 죽이는데, 로마시대 신장 조사연구치가 있는지는 모르지만 현재의 우리 기준에서는 난쟁이 똥자루들이다. 지금도 이태리 남자들이 큰 편은 아니다. 한데 저 시대 진시황 병마용갱을 보면, 실물크기라는데 이 족속 엄청난 타이탄들이다. 

 

덧붙여 여러 번 지적했지만 이 친구들도 참말로 찔끔찔끔 발굴하면서 홍보는 열라 해댄다. 침소봉대에 가까운 느낌을 주는 발굴성과도 없지는 않으니, 이것도 지적했듯이 결국은 발굴로 먹고 살아야 하는 까닭에 저런 방식으로 줄기차게 존재감을 각인하는 보도자료를 배포하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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