등장 당시 저 사전은 혁명이었으니, 국책연구기관 아니면 엄두조차 낼 수 없는 위대한 성과였다. 그 묵직한 전질이 주는 부피감 또한 대단해서 저걸 서가에 꽂아놓으면 그 자체가 포만감이었다.
저 사전이 요새도 인용 혹은 이용이 꼭 적어졌다 할 수는 없겠지만, 또 나름 변화를 시도한다 했지만, 그 변화 속도를 따라가지 못해 내 판단으로는 고사 위기에 처했으니, 저 자리를 이제는 위키피디아니 그 한국판이라 할 만한 나무위키가 급속도로 대체하기 시작했다.
나무위키는 내가 보니 아직 인용에 안전성은 없지만, 조만간 위키피디아가 되지 말란 법도 없고, 무엇보다 그만큼 변화속도도 빠르고 엄청난 업데이트 속도를 자랑한다.
위키는 내가 언젠가 말했듯이 아무도 봤다고 인용하지는 아니하나 모두가 보는 아주 희한한 인터넷 사전이다.
주로 전업적 학문에 종사한다는 자들이 위키를 두고 저 따위 망발을 일삼거니와, 위키를 깎아내리는 그 행위 자체로 지가 무슨 대단한 전문가가 되는양 행세하는 시대라
내 보기엔 위키가 그런 위치를 차지했다는 그 자체로 이제는 저 위키를 앞세운 구글 시대에 포로가 되었다는 단적인 증거다.
그렇다면 저 한민족대사전은 왜 변화에 뒤쳤으며, 왜 고사위기로 몰리는가? 물론 저를 애착하며 저에 종사하는 사람들이야 한사코 이런 지적을 온몸으로 거부할지 모르나 졌다! 완전히 패배했다. 꼬꾸라졌다.
무엇이 한때 절대권력 절대권위를 구가한 저 사전을 고사위기로 몰았는가? 이미 말했듯이 변신에 실패했기 때문이지 뭐가 있겠는가?
저처럼 오프라인 기반으로 출발한 사전은 애초 온라인으로 출발한 사전에 견주어 그 보수성이 워낙 강해 온라인시대로의 변화가 쉽지 않은 숙명이 있으며, 그에서 저 사전 역시 예외는 아니다.
한 번 전질이라는 이름으로 완성된 오프라인 사전은 그것으로 일단 완결을 본 것으로 간주되었으며, 이후 추가하는 것들을 증보니 보유니 하는 이름으로 책 권수만 보탤 뿐이었다.
그렇다고 저 사전이 변화를 꾀하지 않았는가? 그것도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도사린다.
저 친구도 결국은 온라인 서비스를 개시했으니, 내가 보기엔 그 시점이 너무 늦었으며, 더불어 그 대응을 위해서는 적지 않은 예산과 인력을 쏟아부었어야했지만, 이에서 실패했다. 재투자가 이뤄지지 않은 것이다.
구체로 보면 딱딱한 기술이야 그것이 안은 숙명이라 치고, 무엇보다 그에 첨부하는 사진이 문제였다. 저것이 확보한 사진은 저작권 문제도 없지는 않겠지만, 무엇보다 저화질 투성이라, 서비스로서의 가치가 없다. 애초 확보한 사진 화질이 그랬으니 어찌하겠는가?
그렇다면 그 대응 역시 실로 간단해서 그에 대응하는 새로운 시대의 고화질 사진 서비스로 개편하면 된다.
하지만 그를 위한 뚜렷한 움직임이 보이지 않는다. 여전히 사진이 첨부되지 않은 항목이 부지기이며, 그나마 제공하는 서비스도 이용이 까탈스럽기 짝이 없으니 아래를 보자.
전형적인 공무원 마인드다. 그나마 이용하고자 하는 사진은 저따위로 다운로드를 요청하랜다. 이 시대에 누가 저런 까탈스런 절차를 밟아 저 정보를 이용한단 말인가?
문화재청 국립박물관 등등을 이용하면 저보다 훨씬 좋은 도판 얼마든 얻는데 왜 굳이 우리가 저 사전을 이용한단 말인가?
저 따위 구닥다리부터 없애야 한다.
결론은 뭐냐? 당장 문을 닫거나 전면 개편밖에 없다. 온라인시대에 맞는 그 흐름으로 전면개편해야 한다.
왜 위키피디아가 독패를 구가하는지 그와 비교하면 무엇이 부족한지 개돼지도 3초면 안다.
***
덧붙이건대 저 꼴이 문화재청이 기획한 한국고고학사전에서도 벌어진다. 이쪽이 탑재한 문제들은 여러 번 지적했으니 여기서는 중언부언을 피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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