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ESSAYS & MISCELLANIES

문화재는 전문적이라 어려운 것이 아니라 전문적이지 아니해서 어려울 뿐이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2. 11. 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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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물관이 집중으로 전시하는 유물 대다수는 그 향유층이 따로 있는 것도 있지만 그 대부분이 실생활에서 사용하거나, 죽은 사람을 위해 특수 제작한 것들이다. 단순히 그들과 우리의 시공간 차이가 크다는 점을 제외하고는 왜 저런 유물들에 대한 설명이 어렵다는 말인가? 그네들한테는 하나도 어렵지 않았을 ‘물건’을 왜 그리 우리는 어렵게 설명하는가?

그 내력을 추적하면 대부분이 족보도 없는 일본식 한자어 찌꺼기를 가져다가 그걸로 명패를 삼아 그걸 전문성으로 포장한 것은 아닐까? 우리가 알아야 한다고 강조하는 것들이 실은 그 일본말 찌꺼기 풀어쓰기는 아닌가? 이걸 이제는 심각히 고민해야 한다.



경질무문토기? 누가 애초에 저와 같은 흙으로 빚은 그릇들에 저런 이름을 붙이기 시작했는지 모르지만, 일단 저리 이름하기 시작한 이상, 그 이름은 본질을 구속한다. 그리하여 백제인들, 혹은 그들이 등장할 무렵에 이 땅에서 저것을 빚어 실생활에 사용했을 2천 년 전 사람들과는 하등 관련이 없이 몇 도에서 구웠니, 모래가 얼마나 섞였니 하는 문제로 귀결하고 만다.

저런 이름 혹은 그것이 탑재한 정보가 중요한가? 나는 하나도 중요하지 않다고 본다. 저와 같은 그릇이 등장함으로써 무엇이 바뀌었을지가 중요하지 않겠는가? 그걸 캐내는 일이야말로 전문성 아니겠는가?

전문적이기 때문에 어려운 것이 아니라 쓸데없는 이름을 부여하고 그것이 오도하는 엉뚱한 정보에 혼을 빼기 때문에 어려울 뿐이다. 작금 문화재 설명은 너무 전문적이라 어려운 것이 아니라 전연 전문적이지 않기 때문에 어려울 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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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 중인 원고 일부인데 분량 문제로 쳐내야 해서 기록 차원에서 남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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