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ESSAYS & MISCELLANIES

공립을 가로막는 국립, 그 탄압을 고발한다

by 세상의 모든 역사 2024. 5. 18.
반응형



극히 제한된 시간에 말로 뱉었으니 조리도, 설득도 부족했으리라 보거니와

청주 시립박물관을 설립하겠다는 취지로 마련된 어제 학술대회에서 나는 그 형태로 박물관에다 도서관 기록관 기능을 겸비한 라키비움 형태를 제안한 데 대한 양정석 교수 발표에 대한 토론을 맡았지만

나는 이런 지정 토론 극혐이라 저 기회를 빌려 하고 싶은 말 몇 가지를 했으니 그 서두로 꺼낸 문제가 바로 저것이라

어제 한 말과 그에서 충분히 개진하지 못한 그 논거를 보완해 이 자리를 빌려 저 문제 심각성을 지적하고자 한다.
 
나아가 이는 이전 내 아래 생각에 이어지는 글이기도 하다는 점을 밝힌다. 

 
국립이 국립을 억압하고, 국립이 공립을 탄압하며, 공립이 공립을 말살하는 시스템은 혁파해야(1)
 
[박물관 현안] (2) 국립과 공립은 출발 자체가 다르다


저 문제 얼만큼 심각한가? 지역박물관 공립박물관 근간을 뿌리째 흔들만큼 심각하다.

이 문제가 그리 심각한데도 공립박물관들은 입도 뻥끗 못하는 실정이라 이유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

첫째 중앙정부가 휘두르는 칼날 곧 이미 출범한 공립박물관에 대한 요망하기 짝이 없는 인증평가와 신설 단계서 칼춤 추어대는 설립타당성 평가가 그것이라

이 압제 폭거는 하루 빨리 청산해야 한다.

이 문제는 앞으로 계속 상론할 것이다.

두번째가 국립이고 나발이고 뭐고 하도 재정이 열악하니 국립이고 뭐고 따질 계제도 아니되고, 제 앞가림하기에도 급급해서 당장 오늘 어떻게 버텨나가느냐 하는 생존의 기로에 섰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국립이 공립을 억제하고 탄압한다는 말이 무엇인가? 
저 요망한 국립박물관 이름 때문이라,

이 요망한 국립이 그것을 커버하는 범위를 반영하지 않고 전연 생뚱맞게도 그것이 자리한 현재의 지점을 기준으로 이름을 선점하는 바람에 공립박물관을 억제하는 기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이다. 

당장 문제가 되는 저 청주만 해도, 그것이 현재 충청북도라는 광역자치단체 도읍이라,

현재 국립박물관으로는 청주에 터를 잡은 국립청주박물관이 있고, 곧이어 오늘내일 개관을 기다리는 국립충주박물관이 있다.

이 두 개가 조만간 충청북도는 병립하게 되는데, 남북으로 길쭉하게 뻗은 충청북도를 절반쯤 툭 잘라서 청주를 포함해 그 아래쪽은 청주박물관이 먹고 그 서쪽으로는 충주박물관이 먹는 쪽으로 내부 정리가 되었다. 

이에서 중요한 것은 다른 국립지역박물관도 그렇듯이 국립청주박물관과 국립충주박물관은 실상 청주 충주와 하등 관련이 없다.

관련은 오직 그 주소지가 청주와 충주인 까닭에 저리 이름했을 뿐이다.

간단히 말해 국립청주박물관은 청주 문화를 전문화 특화한 박물관이 아니라 충청북도 전체를 대표하는 충북박물관이다.

따라서 저 박물관은 이름을 애초에 출범할 당시를 기준으로 할 때는 국립충북박물관이라 했어야 한다.

이는 다른 지역박물관도 마찬가지다. 

국립경주박물관? 이곳이 경주 특화 박물관인 줄 아는가? 천만의 말씀 콩떡이라, 국립경주박물관은 경북 지역 절반을 커버하는 경북 대표 박물관이다.

나머지 대구와 주변 지역은 국립대구박물관이 먹었다. 

이것이 어떤 참사를 빚고 있는가?

청주에 청주시립박물관을 만든다면 당장 왜 청주박물관이 있는데 왜 따로 시립박물관을 만드느냐는 소리가 나온다.

이 논란을 우선 시립청주박물관은 뚫어야 한다.

청주시립박물관이면 국립청주박물관과 차별성이 없어 할 수 없이 이번에 만든다는 청주시립은 소로리 유적을 대표하는 선사를 표방한다.

이게 무슨 꼴인가?

지금 청주에 필요한 것은 청주 역사문화 전체를 표방하는 대표 시립박물관이지 어찌 개중에 선사만, 것도 소로리만 꼭 집어 만든단 말인가? 

지금은 그런 움직임이 조금은 둔화한 것 같지만, 놀랍게도 경주에 국공립박물관이라고는 국립경주박물관 꼴랑 하나 있다는 사실 아는가?

이게 얼마나 웃기냐 하면 경주는 그 역사에 견주어 국립이건 공립이건 박물관 열 개 이상은 있어야 정상인 도시다. 

왜 이 꼴이 벌어졌는가? 실제 박물관 전시관을 다른 기관에서 만들려 할 때마다 국립박물관에서 짓눌렀다.

그 대표가 황룡사지전시관이다.

이걸 20년 전에 문화재청에서 만들려 했더니 국립박물관에서 길길이 반대하고 난리치고 지랄해서 기어이 무산케 했다.

그 선봉이 죽은 한병삼이었다. 그는 아다시피 골수 박물관 맨이요 거기서 관장까지 지낸 사람이다. 

아예 전시관 건립 회의 공개 석상에서 한병삼은 전시관이 생기면 경주박물관이 죽는다는 소리를 해댄 사람이다. 

내가 한병삼을 존경하는 측면도 많지마는 이 문제는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한다.

그에게 박물관 혹은 문화재 전체를 위하는 안목 혹은 사고는 제로였다. 오직 국립박물관 경주박물관만 있었던 사람이며, 그가 생각하는 문화재는 오직 경주박물관 국립박물관이라는 한 가지 통로만으로 존재해야 하는 억압 폭군이었을 뿐이다. 

늘상 주장하듯이 지금의 국립박물관은 이름을 다 바꿔야 한다.




중앙박물관도 이 시대에 무슨 중앙이란 말인가?

중앙은 빼야 하며, 경주 광주 부여 공주 등등도 이름 다 바꿔야 한다.

춘천? 그것이 어찌 춘천을 위한 박물관이란 말인가? 강원도 대표 박물관이다. 국립강원박물관으로 교체해야 한다.

그래야 춘천시립박물관이 생기는 길을 트게 된다. 

작금 화두가 지방 활성화 수도권 분산 지방 소멸 인구 소멸이지만 이 정권도 말로만 떠들 뿐이고, 뭐가 도대체 지역 살리기를 위하는 길인지, 막상 하는 꼴은 모조리 중앙 수도권 집중이다. 

문화집중은 더 심각해서 지역 문화는 다 죽어 이젠 곡소리도 내지 못한다. 

말 나온 김에 어제 저 토론회에서는 사회자 김종대, 다른 토론자 이관호 형이 있었으니,

저들이 박물관교육학회를 이끄는 주축이라, 내친 김에 화딱지 나서 "그 박물관 교육학회는 씨잘데기 없는 학술대회 그만 때려치고 이런 불합리한 제도 개선에 나서라!" 윽박지르기도 했다는 말을 덧붙여둔다. 

반응형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