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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동훈의 사람, 질병, 그리고 역사

구스노키 마사시게 楠木正成 (1294~1336)와 칠생보국七生報國

by 초야잠필 2022. 12. 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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구스노키 마사시게 楠木正成 (1294~1336)

 

앞에 구스노키 마사시게 남목정성 楠木正成 (1294~1336)에 대한 게시물이 있어 간단히 써 본다. 

구스노키 마사시게는 앞에 설명 된 대로 메이지유신 이래 천황에 대한 불멸의 충성심의 상징으로 제국 신민이 된 일본인들사이에서 거국적으로 숭배되었다. 

지금도 구스노키 마사시게의 인기는 최고다. 그에 반해 이 사람과 맞서서 이기고 무로마치 막부를 연 아시카가 다카우지는 "재평가 해야 한다"는 이야기도 가끔 나오지만 일반적인 평가는 "대역적"이다. 고다이고 천황의 남조군을 분쇄하고 무로마치 막부를 연 때문이다. 

하지만 엄밀히 말하면 다카우지에게도 억울한 점은 있다. 무사들이 천황군을 박살내고 보내버린것은 자기가 처음도 아니고 그 전에 이미 있었기 때문이다. 

사실 메이지유신의 시대에 볼수 있는 것과 같은 천황에 대한 충성심을 다카우지 시대에 과연 실재했을지도 의문이다. 고다이고천황의 시대에는 무사들 사이에서 천황에 대한 유교적 충성따위는 존재하지도 않았다. 이미 이전에 천황이 막부를 타도하기 위해 일으킨 몇차례의 전쟁에서 막부측이 천황을 대놓고 박살 낸 적도 있었기 때문이다. 

마사시게는 일본사에서 "아쿠도 (悪党) 출신"이라고 하는데 한국말에서 악당이라는 표현과는 조금 다르고 일본사에서 아쿠도라고 하면 특정시기 특정 집단을 가리키는 역사용어이다. 이에 대해서는 지면관계로 나중에 따로 서술해 보기로 한다.

다만 한가지 확실한것은 아쿠도란 제대로 된 무사는 아니다. 일종의 사파 비슷하다고 보면 되겠는데 고다이고천황이 가마쿠라 막부를 타도하고자 했을때 동원할 수 없는 무력이 없어 달달 긁어 모으다 보니 이런 저런 어중이 떠중이 들이 다 모여 들었고 그 중의 하나가 바로 아쿠도 출신의 마사시게도 포함되어 있었을 것이다. 

아무튼 마사시게는 앞 글에서 보인대로 고다이고 천황군을 이끌고 다카우지와 싸우다가 패하여 죽게 되는데 이 사람이 에도시대를 거쳐 메이지시대 이르면 "천황에 대한 충성"의 상징으로 크게 추앙되게 된다. 

가끔 일본우익들이 아래 그림 같은 옷을 입고 다니는 것을 볼 수 있다. 

칠생보국이란 마사시게의 아들이 마사시게에게 죽기전 했다는 말로 「七生マデ只同ジ人間ニ生レテ、朝敵ヲ滅サバヤトコソ存候へ」 일곱번 다시 태어나더라도 천황의 적을 반드시 멸망시키겠다는 뜻이다. 

이 칠생보국은 마사시게 가문의 충성심을 상징하는 말로 2차대전 때 가미가제도 이 글을 적은 머리띠를 두르고 제로센을 몰고 나갔다는 것이라, 이 말 안에 포함하고 있는 의미가 꽤 복잡하다. 

위 티셔츠의 위쪽에 보이는 가문이 구스노키 집안의 가문으로 천황의 상징인 국화 아래쪽에 물이 흐르는 모양이다. 천황의 상징인 국화도안을 아무데나 붙일수 없다는 점을 감안하면 그 의미를 짐작할수 있겠다. 

이런 티셔츠를 입고 돌아다니는 바보들을 일본에서 만나게 되면 상대하지 않는 것이 좋다. 

P.S.1) 

아래 미시마 유키오의 이마빡에 써 있는 글자가 바로 구스노키 마사시게의 "칠생보국"이다. 여러모로 일본우익의 상징이나 다름 없는 글귀라고 생각하면 되겠다. 

P.S. 2) 일본 천황이 사는 황거에 보면 아래 동상이 서 있다. 이 동상의 주인공이 바로 구스노키 마사시게이다. 천황이 사는 곳에 이 동상을 세워 놓은 의미가 상당히 크다. 그 정도로 이 사람은 지금도 일본에서 인기 최고인데 이 사람의 정적이었던 다카우지는 지금도 변변한 동상 하나 없다. 역적이라는 딱지가 아직 완전히 떨어진것이 아니다. 다카우지는 우리 역사로 치면 대충 최충헌 정도 된다. 

구스노키 마사시게상. 동경 일본천황의 황거 근처에 있다. 천황을 일곱번 태어나도 다시 지키겠다는 뜻이다.

P.S. 3) 가끔 구스노키 마사시게를 이순신과 비교하는 경우를 보는데 (특히 세종로의 이순신 동상과 황거의 마사시게 동상을 비교하는 경우가 많다) 필자의 생각으로 마사시게를 이순신에게 비교하는 것은 장군에게 실례가 되는 일이다. 이순신은 마사시게 보다는 보편사의 농도가 훨씬 진한 사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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