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료 확보할 일이 있어 어제(14일) 국립고궁박물관에 들렀더니, 문화재위 사적분과 회의가 마침 그곳에서 열리는 중이라, 이날 문화재위가 다루는 현안과 관련한 전국 지자체와 기관에서 속속 사람들이 몰려들었으니, 회의장 앞 복도는 흡사 국회 국정감사를 방불한다. 모든 문화재위가 이런 풍광이다.
웅성거리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혹은 연신 잘 부탁한다며 굽신거리는 사람들을 뒤로하고 회의장으로 들어서는 문화재위원이며, 문화재청 사람들은 어떤 생각을 할까? 이런 일도 자주하다 보면, 우쭐해지기 마련이다. 이런 풍광은 국회 국정감사장과 그리고 정부 예산과 인력을 쥔 기획재정부와 행정안전부 말고는 거의 없다.
내가 요즘 들어 계속 말하듯이 문화재청은 이 점 하나로만 봐도 권력기관 맞다. 기다리는 사람들 초상권을 생각해서 관련 사진은 첨부하지 않는다. 이는 그만큼 역설적으로 문화재위의 비대화를 증언하는 장면이기도 하면서, 이는 그만큼 문화재 행정이 법과 제도가 아니라, 문화재위의 자의적 판단이 개입할 여지가 많다는 사실을 역설한다.
이 틈바구니를 줄이고, 복도에서 기다리는 사람들 숫자를 줄이는 것이 행정의 요체다. 나아가 이런 결정을 하는 사람들의 인적 구조 역시 문제다. 내가 문화재위 혁파를 주장한지는 오래된다. 그 권능은 대폭 축소해야 한다. 그것은 다른 무엇보다 문화재위가 소위 말하는 지나친 전문가 중심인 까닭이다.
그 전문가라는 사람들 내실을 따져보면, 교수가 절대다수다. 문화재를 한다는 행위의 주체는 문화재청과 문화재위가 전부가 아니며 나아가 그에서 관련 교수가 차지하는 비중은 극히 일부에 지나지 않아야 한다. 문화재위는 간단히 말해 책임을 지지 않는다. 잘못된 결정을 해도, 그들은 언제나 집합명사인 까닭에 책임을 지지 않는다.
지금 구조에서는 문화재를 한다는 행위의 주체는 오로지 교수가 중심이 된 문화재위원회가 주체가 되어 있을 뿐이다. 이를 위해 첫째 문화재위원회가 결정하는 권한을 대폭으로 축소해야 하며, 이를 위해 두번째로 문화재위가 개입할 여지를 법과 제도로 축소 제한해야 하며, 이를 위해 세번째로 그 구성원 자체도 혁파해 행정이라고는 근처에도 가 보지 못한 채 관련 교수입네 전공자입네 하는 이유로 위원이 되는 구조를 혁파해야 한다.
이 모두가 문화재청 책임으로 귀결한다. 저 문화재위 구조가 혁파되지 않고서는 언제까지나 문화재청은 문화재위원회 시녀에 지나지 않는다. 더불어 이를 너무나 잘 아는 문화재청이기에 문화재청 역시 문화재위를 통해 소위 말하는 학계를 지배한다. 말 잘 듣는 놈은 문화재위원 시켜주고 말 안듣는 놈은 시켜보고 2년만에 바꿔버린다.
행정 혹은 권력은 그 본능이 굽신거림을 선호하기 마련이다. 잘 났다는 교수들이 와서, 문화재위원 자리 하나 달라고 용역 하나 달라고 와서 굽신거리니 그에서 우쭐하기 마련이다. 내가 너무 단순화해서 너무 미안하나, 실제가 그러한 걸 어찌하겠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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