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가 경부고속도로 개통 50주년이니 당연히 10년전인 2010년은 그 40주년이었다.
몇주년이니 하는 이른바 캘린더성 기념을 떠들썩하게 해야 하느냐 하는 논란도 없진 않거니와 그래도 이런 기회를 빌려 그 의미를 새기는 일이 썩 의미가 없지는 않다고 본다.
그런 점에서 이 경부고속도로 개통은 참말로 그에 대한 대접에 견주어 조촐하기 짝이 없는 생일상을 받곤 했으니 10년전엔 그 주역이 대통령이라 해서, 10년이 지난 지금은 그 반대편으로 간주하는 정치권력이 주류가 되는 바람에 빚어진 현상이다.
아다시피 경부고속도로 개설은 박정희가 의욕으로 추진한 국가개조 프로젝트요, 그것이 한국사회, 특히 현대사에 초래한 영향은 가히 메가톤급을 넘어 수퍼울트라 메가톤급이다.
추진과정에서 저런 쓸데없는 도로를 왜 만드냐 하는 논란에 내내 시달렸으니 그 반대선봉에 김영삼 김대중도 있었다.
물론 그렇다고 당시로 돌아가면 이런 국가개조사업을 그래 시급하다 해서 박수칠 노릇은 아니었으리라 짐작은 어느 정도 가능하거니와 꼭 반대했다 해서, 그리고 막상 개통 이후 저들이 뻔질나게 다녔다 해서 그들의 과거를 전력삼아 비난할 순 없는 노릇이다.
덧붙여 그 개통이 어찌 박정희 개인의 몫이리오? 국민의 피땀임이 분명하며 현대건설로 대표하는 기업들의 눈물나는 쟁투의 소산임은 말할 나위가 없다.
이걸로 현대가 한국 최고 재벌로 성장했으며 그리하여 정주영 신화가 만들어졌고 그 현장에서 새파란 젊음을 불태운 이명박은 이른바 샐러리맨 신화를 써내려갔다.
10년전엔 그 주역 이명박이 대통령이라 해서, 지금은 반 박정희 세력을 이었다는 정치권력이 집권했다 해서 그 개통의 과정과 그에서 비롯하는 한국사회 변화를 조망하는 떠들썩한 잔치 하나 없다.
10년전엔 역사와 문화재를 담당하는 기자로서, 10년 뒤엔 그것을 포함한 문화 분야를 총괄하는 문화부장으로서 그 특집이란 걸 해보고 싶었다.
그리하여 한남대교 남단에서 부산까지 그 현장을 하나하나 점검하며 그 일환으로 추풍령휴게소 기념탑을 참배했으면 했더랬다.
하지만 역사가 아서라 말렸다. 10년전엔 내가 내 자랑할 순 없다 해서, 지금은 박정희를 빛낼 순 없다 해서 라는 그 시대정신이 그것을 막았다.
듣자니 정부 차원에서 그냥 넘어갈수 없다해서 무슨 기념비인가를 세운 모양인데 그에서 박정희라는 이름을 뺐다는데 이런 시대 분위기에서 무얼 기대하며 무얼 할 수 있겠는가?
'역사문화 이모저모 ' 카테고리의 다른 글
극악무도한 계모신화의 창조주들 (1) | 2020.07.11 |
---|---|
구의동보루 현장의 조사원들 (0) | 2020.07.11 |
21세기 농촌의 새참광주리 vs. 5세기 신라 토기반유개고배土器盤有蓋高杯 (0) | 2020.07.09 |
기똥찬 시점에 가신 횡보 염상섭 (0) | 2020.07.06 |
YS를 거꾸러뜨린 삼풍백화점 (0) | 2020.06.27 |
댓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