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제의 출납 담당자는 어떤 기록을 남겼을까…목간서 단서 확인
김예나 / 2022-11-10 11:15:48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부여 동남리 유적서 출토된 목간 분석·판독
문자 거꾸로 쓴 부분도…백제의 무게 단위 새로 해석할 단서에 주목
https://www.yna.co.kr/view/AKR20221110068600005?section=search
이 소식을 접할 적에 우선 우리가 고려해야 하는 사안이 이에는 적어도 3개 이상하는 층위의 기관 혹은 조직이 간여한다는 점이다. 첫째 저걸 발굴조사한 기관, 둘째 보존처리한 기관, 셋째 판독에 관여한 기관 혹은 단체가 우선 떠오른다.
첫째 발굴조사기관은 울산문화재연구원이요, 거기서 인계한 문제의 목간들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에서 적외선 사진 찍어대고 또 보존처리는 얼마나 진행되었는지 확실치는 아니하나 이걸 전담하며, 셋째 저 판독에는 목간학회라는 단체가 관여했다. 저 중에서 나는 마지막 기관 혹은 학회를 신뢰하지 않는다.
나아가 저들 중에서도 보도자료 배포를 부여연구소에서 맡았는데, 이건 관 주도 행정의 전형이니 국내 사정에서 새삼할 것은 없다.
애니웨이 저 목간들은 적어도 공개된 것들에 의하건대 기존에 알려진 그 어떤 목간보다도 글자 양태가 좋다는 점이 우선 눈에 띈다.
우리네 목간 죽간은 그 상당수가 육안판독으로도 가능한 일본이나 중국의 그것과는 달리 이건 뭐 적외선 X레이 각종 다 돌려봐도 아리숑숑한 데가 많거니와, 적어도 이 동남리 목간은 그런 양태를 많이 벗어나는 게 아닌가 한다.
내부에서야 어떤지는 모르겠지만, 판독은 어느 정도 했다손 쳐도 저것이 과연 무엇을 말하는지, 미안하지만 감조차 잡지 못한 게 아닌가 한다. 이건 내가 말하는 세 번째 집단 혹은 학회와 밀접할 듯한데, 저 문장 텍스트 전체를 온전하게 파악했으면야 부여연구소에서 가만 있었겠는가?
더는 기다려도 나오지 않을 듯하니 이만하면 됐다 해서 그 어중간 단계에서 공개해 버린 데 지나지 않는다.
판독과 그 실물 등등을 대비할 적에 저에서 제시한 판독을 액면대로 따를 수 없는 대목이 적지 않다고 나는 본다. 판독은 첫째는 자형字形, 둘째는 문맥이며, 둘은 상호보완적인데 그 판독이라 해서 제시한 것들만 해도 글자는 그리 보일지 모르나 문맥으로는 도대체가 나올 수 없는 기상천외한 발상도 있는 듯하다.
저 목간이 무엇을 말하려 함인지 저와 관련한 부여연구소 보도자료는 아래와 같지만, 난 신뢰하지 않는다. 다만, 관련 자료가 공개되었으니, 관심 있는 이들은 파고들어 보면 된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 올 3~4월 출토된 부여 동남리유적 목간 5점 보존처리 및 판독
문화재청 국립문화재연구원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소장 임승경)는 올해 3월과 4월 두 달간 부여 동남리 (49-2번지) 공공주택 신축부지 내 유적(이하 동남리유적) 백제문화층에서 출토된 목간 5점에서 백제 행정 관부의 물자 출납과 관련된 문자 기록 등 다양한 정보를 확인했다.
* 목간(木簡) : 문자를 기록하기 위한 목제품으로 고대 동아시아 사회에서 종이가 보편화되기 이전 가장 널리 사용된 서사(書寫, 글씨를 베낌) 재료
(재)울산문화재연구원이 조사 중인 동남리유적은 현재까지 백제시기 도로, 건물지, 수혈, 수로, 우물, 경작유구 등 다양한 유구가 확인되어 백제 사비기 생활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중요한 유적으로 평가된다.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올해 4월부터 백제문화권 문화재 보존·관리 정책사업의 일환으로 (재)울산문화재연구원이 의뢰한 목간의 보존처리를 지원하고 있다. 목간 재료를 확인하기 위한 수종 분석과 글자 판독을 위한 묵서흔 확인을 위해 적외선 촬영을 진행하였고, 근적외선 초분광 촬영을 실시하였다.
* 수종: 수목의 종류나 종자
* 묵서흔: 목간에 먹으로 쓴 글씨의 흔적
* 근적외선 초분광촬영 : 적외선 중 비교적 짧은 파장을 가진 단파적외선(Short-wave Infrared; SWIR) 영역에서 수백 개의 파장 정보를 가진 영상을 촬영할 수 있는 비접촉·비파괴 분석 방법. 이를 통해 벽화 단청 등의 밑그림 관찰, 무기안료의 종류별 분류지도 작성, 보존처리 영역 식별 등에 활용
수종분석 결과 목간은 벚나무류, 소나무류, 삼나무류에 속하는 나무를 가공하여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고, 목간의 형태나 판독된 문자 내용을 통해 많은 글자가 쓰여진 2점은 문서용 목간, 나머지 3점은 하찰로 사용했을 것으로 추정된다. 또한 4번에 걸친 자문회의와 문자 판독회를 통해 출토된 목간의 일부 글자를 판독하였다.
먼저, 문서용인 <목간①>에서는 날짜(十二月十一日), 금(金), 중량(重)을 뜻하는 글자와 더불어 출납(內), 이동(? : 보내는(送) 혹은 맞이하는(逆)으로 해석), 재고 상황(亡) 등으로 해석할 수 있는 글자가 확인되어 행정 관부의 출납을 담당하던 관리가 기록한 문서나 장부의 용도였던 것으로 보인다. 또한 세로로 표기한 행간의 빈 공간에 이음표(丶)를 써서 문자를 거꾸로 써내려가는 흥미로운 사서방법도 확인하였다.
* 하찰(下札) : 물품(꾸러미)의 꼬리표 목간으로 상단에 끈을 묶을 수 있게 홈이 파여 있거나 구멍이 있음
특히 무령왕릉 출토 유물인 다리작명 은제 팔찌에 새겨진 글자이자 기존에 백제의 무게단위로 알려져 있던 ‘주(主)’가 <목간①>에서 여러 번 등장하는 ‘중(重)’의 이체자로 사용되었을 가능성에 대한 연구자들의 의견이 제기되는 등 백제의 무게단위를 새롭게 해석할 수 있는 단서도 확인하였다.
* 이체자(異體字) : 한자에서 글자 모양은 다르지만 같은 글자로 취급되는 글자
한편 문서용 <목간②>에서는 곡물 중 하나인 피(稗)와 함께 이동(?), 연령 등급(丁), 사람 이름, 용량 단위(斗) 등으로 볼 수 있는 글자가 확인되어 이 목간 역시 곡물의 출납과 관련된 기록으로 파악되었다. 더욱이 피는 함안 성산산성 출토 목간에서도 확인된 글자로, 고대 식량에서 중요한 곡물이었음을 알 수 있다.
이렇듯 이번에 확인된 새로운 문자 자료는 백제 중앙의 행정상 복원과 더불어 도량형을 파악하는 데에도 많은 도움이 될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이번 목간 문자 판독에 대해 연구자간 의견이 분분한 만큼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는 한국목간학회(회장 이성시)와 함께 새롭게 확인된 백제 문자 자료의 해석과 목간의 용도를 밝히기 위한 연구를 지속할 예정이다.
더 자세한 사항은 국립부여문화재연구소(041-830-5640), (재)울산문화재연구원(052-254-5451)으로 문의하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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