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친구들은 도대체 머리에 똥이 쳐들었는지 된장이 들었는지 모를 지경이라, 왜 고고학은 그 발굴하는 자격을 누군가가, 그것도 왜 국가가 인증하는 소정의 자격을 갖추어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참말로 답답하기 짝이 없을 지경이라
나는 언제나 모든 문제의 시발로 돌아가야 한다고 믿는 사람이라, 상식 혹은 통설을 의심하라고 언제나 주창하는 바
이 조사원 자격기준제 혹은 그 무참한 등급제로 치환하면 우리는 저 질문을 치환하고는 다음과 같이 물어야 한다.
첫째 조사원 자격 기준이 필요한가?
둘째 그것이 필요하다한들 그것을 왜 굳이 국가가 법률로 규정해야 하는가?
이 근본의 물음으로 돌아가야 한다고 본다.
묻는다.
왜 필요한가? 그것이 필요한들 왜 그것을 국가가 부여해야 하는가?
한 놈도 이 물음을 제대로 물은 적이 없다. 고작 한다는 말이 무자격자에 의한 무단발굴을 우려한다? 이딴 거지발싸개 같은 답변밖에 없다.
그러면서 매양 보기로 든다는 것이 일본 구석기 조작사태의 후지무라 사건이라, 유적 혹은 유물을 조작한 것이 고졸 출신인 이 친구가 대학을 나오지 않아서, 나아가 고고학을 정식으로 전공하지 않아서라는 밑도끝도 없는 반론이거니와, 이것도 묻는다. 유물 혹은 유적을 조작한 것이 그 친구가 대학을 안나오고 관련 전공을 하지 않은 것이랑 무슨 관계가 있단 말인가?
눈꼽 만큼도 관계없다.
조사원 자격기준이 왜 필요한가? 그것을 왜 국가가 증서를 발급해야 하는가?
난 이 근본의 의문을 제기하는 것이며, 그 유사 사례로 기자를 든다.
나 기자다. 그래 요새는 그런 일이 별로 없지만 그래도 가끔은 기사라는 걸 쓴다.
누가 내가 기자라는 자격을 부여했는가? 연합뉴스다!
그 자격은 어찌 부여되었는가?
나는 기자직 공채시험을 통과해서 1993년 1월 1일자로 당시 연합통신이라 일컫던 연합뉴스에 수습기자로 일을 시작했다. 수습 기간은 6개월이라, 이 6개월은 수습이라는 딱지가 붙었으니, 내 이름으로 쓴 기사는 송고되지 아니했으며, 설혹 내가 쓴 기사라 해도 그건 내 이름이 아닌 선배 기자 이름으로 송고됐다.
이 수습기간 6개월은 혹독하기 짝이 없어 나한테 군대랑 수습기자를 선택하라면 차라리 군대를 간다.
그 훈련이 혹독했다 해서 그것이 훌륭한 기자를 보장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아무튼 이 기간을 거치면 수습 딱지를 떼고서는 비로소 정식 기자가 된다. 하지만 그 정식기자 초년병은 여전히 혹독해서 더럽게 갈굼을 당한다. 아무튼 이렇게 해서 기자 김태식은 출발했다.
나한테 기자라는 자격을 부여한 데는 연합뉴스다.
연합뉴스가 부여한 기자는 곧 내가 다른 데서도 기자로 불리는 자격이 된다. 기자의 출발은 이것이 전부다. 연합뉴스가 기자로 인정하는 데서 기자라는 자격 요건은 끝난다. 연합뉴스가 아닌 그 어떤 데서도 내가 기자라는 자격을 박탈치 못한다. 기자협회? 국가?
그렇게 출발한 내 기자 생활이 자랑스럽지는 아니하다 해도 그리 크게 부끄러울 것도 없다.
기자라는 자격 혹은 출발은 연합뉴스가 운영하는 자체 시스템을 통해 구현되는 것이지, 이런 나를 연합뉴스가 아닌 어떤 데서 감히 내가 기자냐 아니냐를 결정한단 말인가?
조사원 자격기준? 그건 왜 이런 식으로 못하는가? 아니 질문을 치환한다. 왜 안하는가? 왜 그걸 굳이 국가라는 이름을 빌려 각종 차별을 설정하며 모름지기 국가가 부여해야 하는가?
고고학도는 고고학 스스로가 만드는 것이지 그것을 어찌하여 국가가 만든단 말인가? 이 물음을 근간에서 물어야 한다.
묻는다! 너희는 너희 스스로 고고학도도 못 만드니? 국가가 만드니? 등신이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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