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이야기 주구장창했다. 하지만 국가유산청은 들어쳐먹을 생각도 없으니 들어쳐먹을 때까지 계속 하련다.
산성 발굴 문제의 심각성이다.
내가 어린 시절 칡캐서 팔기 바람이 불었다. 나 역시 그 몇 푼 안 되는 돈 번다고 온 산을 뒤지며 칡을 캐다 팔았다.
그 이듬해 홍수가 났다. 온 동네가 아작이 났다. 박정희 시대 사방공사 산림녹화가 이제는 안정화 단계에 접어든 시절이었는데, 그 산 곳곳에 사태가 났다.
그 사태가 난 곳, 진원지를 내가 조사해 보니 거의 다 칡을 캔 자리였다.
그 칡을 캔 자리에 물이 스며들어 산사태가 난 것이다.
산은 벗기는 순간 저런 홍수에는 쥐약이라 그 생채기로 물이 스며들면 사태가 날 수밖에 없다.
그 산 곳곳을 고고학이 생채기를 내고 있다. 발굴이라는 이름으로 산성을 파제끼고, 그 산 중턱에 위치한 무덤들을 파헤치느라 곳곳에 구멍을 뚫었다.
사후 조치를 잘하면 된다고?
천만에.
그 발굴한 자리 콘크리트로 채우고 철근을 박지 않는 이상, 사태를 부르는 주범이다.
작금 덮친 홍수에 문화재 현장 역시 생채기를 곳곳에 낸다.
그 생채기 난 데 잘 살펴 보라.
전부 복원정비한다 혹은 발굴한다 파제끼고선 덮은 곳이다.

그제 취임한 허민 국가유산청장이 냅다 달려간 문화재 수해 현장이다. 부여나성이다.
저 뒤편 어떤 곳인지 아는가?
발굴하고는 덮은 곳이다.
저건 인명 피해를 부를 만한 공간이 아니어서 그렇지 저 현장이 산으로 간다 생각해 보라. 아찔하기 짝이 없다.

대구광역시 북구청이 국가유산청 허가를 받아 (재)대동문화유산연구원에 의뢰한 대구 북구 구암동 고분군 발굴현장 위치다.
나는 계속 말했다.
저 허가를 내준 문화재위원회랑 국가유산청이 미친 놈들이라 했다.
팔거산성도 몇 년 전에 팠다.
어떤 미친 놈이 저런 발굴을 허가한단 말인가?
제정신 박히고서는 어떤 미친 놈이 저런 발굴을 허가한단 말인가?
기후변화 시대, 문화재정책도 위기관리학이라는 측면에서 바뀌어야 하고, 바꿔야 한다.
그렇다면 지자체는 왜 저리 파제끼는가?
문화재 지정 정책 때문이다.
국가유산청이나 문화재위원회나 미치기는 마찬가지다. 이 놈들이 해당 산성 성격 혹은 전모가 파악되지 않으면 문화재 지정도 안해준다.
그래서 그것이 언제 어떤 기법으로 만든 것인지를 확인한다면서 천지사방 온 산성이라는 산성은 다 파제끼고 있다.
결국 이는 문화재 지정 정책도 바꿔야 한다는 뜻이다.
덮어놓고 산사태를 빌미로 발굴을 막을 수는 없다는 뜻이다.
근간을 뜯어고쳐야 한다.
뿐인가?
얼마전 이야기했듯이 경주 지역 어느 조사기관 연구원은 이번 홍수 직전 폭염에 문화재 지표조사를 나갔다가 심정지로 사망했다.
거대한 안전사고다.
이 사건 언론에 보도되지 않아서 그렇지 경을 쳐야 할 일이다.
폭염경보 발령 때는 적어도 모든 문화재 야외 작업은 중지시켜야 한다.
안전사고 대비 철저 공문만 띡 하니 내려보낼 일이 아니라는 뜻이다.
아예 매장법으로 원천 야외 작업 금지를 해야 한다는 뜻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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