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화재 보수현장을 보며 내가 언제나 분통을 터뜨린 일이 기어이 김해에서 참사를 빚고 말았으니, 문제는 이런 일이 이번에는 언론에 알려져 보도가 되어 문제로 부각했지만 이런 어처구니 없는 일이 비일비재하다는 데 심각성이 있다.
문화재 보수현장 문제는 무엇인가? 멀쩡한 것도 일단 까디벼야 직성이 풀린다는 것이다.
이거 대구 팔거산성이라는 데서 발견된 석축 우물이다. 이게 발굴조사 완료 뒤 지금 보수정비가 되었는지 어떤지 모르겠지만, 저와 같은 무수한 현장이 보수처리한 뒤 모습은 안봐도 비디오라, 이놈들 저 멀쩡한 거 다 때려부수고 오와 열 딱딱 맞추어서 돌 공가서 그걸로 보수했다고 돈 받아간다. (追補...이 팔거산성 우물은 그곳 해당 지자체 담당자가 이르기를 보수정비는 안했으며 현재 복토 중이라 한다. 혹 팔거산성 우물이 부실로 복원되었다는 맥락으로 읽힐 수도 있지만, 그런 맥락이 아님을 밝혀두며, 발굴 현장에서 드러난 석축 유구 최신 사례 중 하나로 들었음을 밝혀둔다. 2022. 1. 12)
맨날맨날 내가 저런 현장 볼 적마다 보수업자들한테 물었다. 왜 손을 못 대 환장하냐고.
그에 대해 물론 발굴단도 비슷한 소리 앵무새처럼 되뇌이는 걸 보면 실은 이는 고고학과 보수업체의 합작이다.
그네들 하는 말이 일단 사람 손을 탄 성벽이나 석축은 그대로 두면 다 무너져서 안 되니, 손을 다 대야 한다고 주장한다. 그러면서 멀쩡한 성벽 혹은 석축 밑에까지 모조리 뜯어서 새로 쌓는다. 그 쌓은 꼴을 보면 이게 21세기 성벽 혹은 석축이지 그것을 쌓고 운용한 그 시대랑은 눈꼽만큼도 연관없다.
남원 실상사에서 아마도 고려시대 흔적으로 기억하는데 이른바 원지라고 해서 석축 배수로 시설을 갖춘 돌깐 연못이 완벽한 상태라 할 만한 흔적으로 발견 노출되었다. 불교문화재연구소에서 조사하고 그것을 공개했을 적에, 나도 조사단에 신신부탁하고 조사단에서도 전적으로 동의했으니, 이거 틀림없이 보수업체들 달라들어 보수랍시며 돌 다 드러내고 새로 쌓을 것이니 절대로 손대지 말라고 했고 실제로 그리 조치한 것으로 안다. 그냥 놔뒀으면 21세기 연못 만들어졌을 것이 뻔하다.
이번에 문제가 된 김해 구산동 고인돌 발굴 직후 그 모습이다. 삼한문화재연구원이 조사 완료 시점에 공개한 현장이다. 보다시피 무게 350톤으로 추정되는 저 거대한 돌덩이를 중심으로 그 테두리를 둘러 긴 직사각형 모양 묘역墓域이 뚜렷이 확인되거니와, 그 묘역은 테두리를 돌로 담장처럼 쌓아올리고 그 내부는 보다시피 편편넙적한 돌들로 좍좍 깔았다.
본래는 다 직사각형 내부에 경복궁 근정전 마당처럼 박석으로 좍 깔았을 것이지만, 후대 상당 부분이 훼손되었으니, 저 사진을 보면 위쪽에서 아래쪽으로 가로질러 물이 흐른 흔적 비스무리한 낌새도 있으니, 그 부분은 박석이 사라져 버렸다.
요런 식이었다.
한데 어떤 미친 정비업자놈들인지 허가도 없이 저 박석들을 지맘대로 드러냈다.
이게 지들 꼴리는 대로 드러낸 박석들이다. 지 맘대로 드러냈다.
이 짓거리 한다고 저 짓거리를 일삼았다.
어떤 미친 새끼가 저 지랄을 감히 했는지 그 담대함에 박수를 보낸다.
저게 보수 정비니?
저 일은 실은 지난달 28일 저 지역 어느 고고학도를 통해 나한테 제보가 들어온 사항이다. 그가 이르기를 포그레인으로 지들 맘대로 파헤쳤다고 하더라. 관련 제보를 담당 부서에 전달하고 난 잊어버렸는데 그게 뒤늦게 보도가 되고 난리를 치더라.
그건 그렇고 저 고인돌은 인위적인 고인돌인지 아니면 본래 저 자리에 있던 저 거대한 바위 덩어리를 무덤 혹은 제사시설로 재활용한 것인지는 나는 언제나 의심이다. 그 옆구리를 파고 들어가 무덤을 확인하기는 했지만, 또 그것을 근거로 조사단이 고인돌묘가 맞다고 발표했지만 여전히 나는 한편으로는 미심쩍다.
저 큰 돌덩이를 어디에선가 옮겨와서 만들었을 수도 있고, 또 본래 저 자리 있던 것을 옆구리 쪽에 파고 들어가 무덤과 같은 시설로 재활용했을 가능성도 얼마든 있기 때문이다. (이전에 나는 조사단 견해를 빌려 고인돌이 확실하다는 의견에 동조한 적이 있다.)
암튼 다시금 저 담대한 짓거리를 일삼은 한국 문화재 보수업계에 박수를 보내노라!!!
제발 보수라는 이름으로 함부로 손대는 짓거리 이제 좀 그만하자 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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