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 논의가 별안간은 아니었고, 중간중간 흘러나오기는 했으니 느닷없었다고는 할 수 없지만, 아무튼 문재인 정부 막바지요 나중에 허망하게 생을 스스로 마감한 박원순이 서울시장으로 재직하던 시절 말미인 2020년 9월 27일, 서울시 명의로 광화문광장 재구조화 계획을 들고 나왔을 적에 나는 그 조감도를 보고선 경악했으니
차기 대선까지는 적어도 모든 광화문 일대 행사를 중단케 하는 그런 대규모 토목사업을 정권 막바지에, 그것도 대규모 집회가 일상화한 광화문 일대 지도를 바꾸겠다면서 그 일대를 온통 공사판으로 만들고자 하는 심산을 나는 무엇보다 이해할 수 없었거니와
그러면서 그네들이 제시한 새로운 광화문 일대 조감도를 보고서는 그네들이 교묘하게 사기를 치고 있음을 알았으니, 그네들이 이 구조화 계획 발표 당시 제시한 새로운 광화문 일대 조감도 자체가 사기였다.
당시 그네들이 제시한 조감도는 이렇다.
또 다른 조감도를 보면 이렇다.
교묘하게 시각을 조작했으니 경복궁과의 관계를 쏙 빼버린 것이다.
이번 사업 대상이 사업대상 지구로 삼은 세종로는 실은 그 연원이 아주 깊어 조선왕조가 창업하고 그 법궁으로 경복궁을 창건하면서 경복궁 남쪽 정문인 광화문을 기점으로 서울 한양도성 남대문인 숭례문으로 이어지는 간선도로가 근간이어니와
광화문 앞쪽, 그러니깐 지금의 광화문에서 양쪽 세종문화회관과 주한미대사관, 그리고 세종대왕동상과 이순신동상을 지나 동아일보 조선일보가 양쪽에 포진한 지역까지는 육조거리라 해서 그 최고 관부인 의정부를 필두로 이호예병형공조 건물을 비롯한 주축 관공서들이 양쪽으로 늘어섰다.
비록 조선 고종시대 중건 기준이기는 하지만 경복궁 중심축을 보자
이건 광화문 쪽에서 북쪽으로 향해 바라본 경복궁이다. 보다시피 그 정문 광화문을 중심으로 그 뒤쪽 흥례문, 그리고 그 뒤쪽 근정전까지 정확히 남북 중심축을 이루거니와 이것이 바로 간선도로 방향이다.
이것이 지금의 청와대 자리에서 경복궁을 넘어 세종로를 조망한 모습이다.
사진 착시 효과를 빼고서 보면 세종로는 경북궁 남북 중심축을 따라 역시 남북 중심축을 형성한다.
이 모습은 얼마 전까지만 해도, 구체적으로는 서울시가 저 요상한 재구조화를 시작하기 직전까지, 그러니깐 불과 2년 전인 2020년까지 살아있었다.
박원순 시대에 박원순의 서울시와 문재인 정부가 추진한 광화문 일대 재구조화는 조선왕조 개창 이래 600년간이나 계속한 서울 도시구조 자체를 완전히, 그것으로 기형으로 바꿔 버렸다.
물론 똑바로 남북으로 똑바로 간선도로가 나야 한다 해서 그것이 곧바로 역사적 정체성을 지킨다는 직접 증거는 되지 않는다. 예컨대 광화문대로를 구불구불하게 만들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바뀐 도시구조가 심각한 불균형이며 심각한 기형이라는 데 심각성이 있다.
저게 뭔가? 남북으로 길쭉한 광장을 중심으로 양쪽으로 흐르는 도로 중 한 쪽을 막아 버리고 한쪽으로 몰아 그쪽만 넓힌 데 지나지 않는다.
물론 세종문화회관 쪽으로 몰면서 그짝에다 나무 몇 그루 심기는 했다. 하지만 그 이전과 지금을 비교하면 기형을 주물한 데 지나지 않는다.
저 따위 도시계획을 어떤 놈이 어떤 목적으로 했는지 그놈들을 역사의 단두대에 세워야 한다.
저리할 거 같으면 기존 광장에다가 나무 잔뜩 심었으면 그게 차라리 나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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